싱가포르의 아파트 임대 정책
외국인으로서 싱가포르에서 HDB(공공주택) 임대 정책은 흥미로운 주제이다. 왜냐하면 나라에서 99년까지만 집을 임대해 주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공공 주택 아파트라고 하면 행복 주택을 떠올리지만 이것과는 다르고 정부가 지어서 청약 공급하는 아파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아파트를 청약받은 시점부터 99년간 소유권이 인정된다.(즉 땅은 나라 것, 집은 내 것) 싱가포르 전체 국민의 80프로가 HBD라는 아파트를 구매해서 산다.
나라에서 99년을 영구 임대해 준다는 말을 듣고 처음 든 생각.
99년 보다 더 오래 살면 어떻게 되는 거지?…
그렇다면 가타부타하고 어떻게 하면 99년 동안 집을 임대받을 수 있을까?
먼저 임대 주택 신청에 앞서 아래의 3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1. 싱가포르 시민권자(바로 탈락)
싱가포르 시민권자이거나 영주권자(PR)만 임대받을 수 있는 자격 요건이 주어진다.
2. 나이 조건
21세 이상의 나이 제한이 있다. 하지만 당신이 결혼했거나 부모로서 독립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면 18세 이상부터도 신청이 가능하다
3. 소득 기준 충족
매달 1인당 최소 SGD 1,500 (약 153만 원) 이상의 소득이 있어야 한다.
1-3 충족되었다면 다양한 HDB 프로그램 중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된다. 싱가포르 정부는 일례로 첫 번째 집을 구입하는 신혼부부들을 위한 ‘첫 번째 행복한 집 프로그램’(First-Timer)이나 3세대 가족이 함께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3세대 행복한 집 프로그램’(3 Gen) 등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옵션을 선택했다면 신청서를 제출하고 대기하면 내 집 마련 완료!
당첨이 된 경우 당장 필요한 돈은 집값의 10프로 정도고(HBD 일 경우, Bank Loan은 20프로) 나머지는 입주 후 대출금을 갚으면 된다.
예를 들어보자. 집값이 50만 달러라면 5만 달러 필요.(학생 부부일 경우 절반인 2만 5천 달러 필요) > 부부합산세금 포함 2만 달러(원화 약 1800만 원)로 내 집 마련 자금 마련 가능
이처럼 적은 돈으로도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
싱가포르인 친구말에 따르면 내 집 마련이 비교적 쉽기 때문에 결혼을 할 때, 내 집 마련의 걱정이 덜하고 아기도 바로 가지는 편이라고 했다(결혼하면 저렴하게 nanny고용할 수 있으니까)
부럽다 부러워…
그리고 HBD 입주 후 5년간 거주하면 매매의 자격도 주어져서 집을 시장 가격에 팔 수도 있고 나 같은 외국인노동자에게 월세를 주고 더 좋은 집으로 이사 갈 수도 있다.
참고: https://m.newspim.com/news/view/20220731000004
아래는 싱가포르 HBD의 매매가격. 청약 가는 더 저렴하다고 한다.
서민으로서 집 걱정 안 하고 평생 살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부럽다.
새삼스럽지만 어느 나라에서 태어났냐에 따라 삶이 좌지우지되는 거 같아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