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그냥 왔다 갔었는지도 모르게 그냥 남들에게 존재감 없는 그런 사람으로 살고 싶었다. 내 존재는 내 스스로 만들어 가고 내가 만족하고 살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내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방향으로 내 존재감은 내 가족들에게서만 인정받으면 된다 생각했다. 그것으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사회에서는 조용히 자기 할 일만 잘 해내는 조용한 사람을 더 좋아 하니까 거기에 맞춰 살려고 한 이유도 있다.
그리고 혼자 하는 일들이 더 편했고 남들과 어울리는 게 어렵고 힘들었다.
사람들은 모두가 다 제각각 색깔이 달랐고 진하고 분명했다.
그런 그들과 내가 맞춰가는 과정에서 나는 계속 피해자 여야만 했고 그런 탓에 나는 매일 매시간 받은 상처들을 곱씹으며 괴로워해야 했으니까.....
다른사람들을 만나면 그냥 대부분 다 맞춰준다.
상대가 불편해 하지 않도록 웬만하면 다 맞춰준다.
하지만 인격적으로 모독을 느끼거나 불합리한 상황은 얘기를 해 보려고 한다.
대부분 말을 하면 어떤 식 으로 말을 했든 상대방은 기분 나빠 한다.
약간의 정정이 되는 사람도 있지만 그냥 나와 사이가 어색해지는 경우가 더 많다.
더군다나 내가 원래 있던 단체에 뒤에 들어가는 경우에는 더더군다나 불편한 진실이 있어도 꾹 참고 지내야만 한다.
그야말로 불만을 토로했다가는 왕따가 되기 십상이다.
나는 여초 집단에서 일을 해야 하는 간호조무사이다.
여자가 대부분이 아니라 그냥 여자만 있는 집단이다.
지겹다. 벌써 일한지 5개월 만에 때려 치고 또 그 여초 집단에 대해서 얘기하려니 지겹고 피곤하다. 거기에 플러스된 병원원장들의 짠돌이 근성과 직원들을 하인 다루듯 하는 인격모독의 자세. 말하자면 지긋 지긋하고 머리 안쪽에서부터 타고 오는 지긋한 두통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