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와 더 살갑게 지내려고 노력 하는 일 또한 나에게는 너무 힘들다.
오히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더 많은 애정을 주지 않는 지금의 상황이 서로에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 오는 듯하다.
보기만 하면 서로를 향해 쏟아 붓던 비수 꽂힌 말들
누가 더 상처를 주나 발톱을 세워 얼마나 할퀴고 할켰는지
그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 또 이젠
가족이니까....더 잘 아니까.......그래서 상처가 되는 말을 서슴치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가족이니까 감싸주고 안아주고 다독여주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고 쉴 수 있게 해주고 도와줘야 하는 거다.
예쁜 말들을 해주고 공격을 할 만큼 미워지게 해서는 안 된다.
가족이란 사람들도 계속 공격을 받으면 상대가 미워지기 마련이다.
부모와 자식도 형제도 자매도 정신적인 충격과 상처는 상대와 멀어지게 만든다.
가족이라서 모든 나의 허물을 덮어주려 노력은 하겠지만, 그들에게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어떤 누구보다 오랫동안 혹은 평생을 함께 해야 하는 그들에게 더 조심하고 더 배려해야만 한다. 사람들은 가끔 착각을 하곤 한다.
가족끼리인데 뭐 어때?
가족이 무엇인지 한번이라도 생각은 해보고 하는 말인지..
내가 우리가족에게 말할 수 없는 부끄러운 존재가 되지는 않기 위해 가족들을 위해서도 노력을 해야 한다.
받아주고 아무 말 없는 가족이 있다고 그 사람에게 늘 하소연을 하는 건 가능 하지만 그걸 넘어서 화풀이를 하는 건 잘못된 행동이다.
가족 관계도 조금은 어려운 관계여야 한다.
지킬 건 지켜야 하는 관계라는 말을 몇 번씩이고 하고 싶어진다.
하물며 혈연도 그런데 피도 나누지 않은 부부 관계와 결혼으로 억지로 만들어진 남편의 가족 아내의 가족들과의 관계는 여간 조심스러운 관계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그런 관계가 망가지는 건 정말 한순간의 일이다.
같이 보낸 시간이 거의 없는 부부라는 둘이 좋아서 만들어진 관계에 엮어서 엉겁결에 만들어진 사이인 이들을 과연 가족이라고 칭할 수 있는가...
조심하고 배려하고 모르면 모를수록 더 조심해야만 하는 사이
그리고 나이가 많든 적든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지시하는 일은 없어야 하는 사이이다.
도리는 강요해서 되는 부분이 아니며, 도리의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무작정 나이 어린 사람에게 도리를 강요하기 전에 어른의 자세에서 좀 더 베푸는 자세도 너무나 필요하다.
이는 물질적이고 금전적인 것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푸근한 마음으로 감싸 주는 것 지시가 아니라 가르침을 주는 것 하지만 그 가르침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상대가 느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는 남아 선호 사상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서 며느리의 도리라는 게 참 많다.
반면 사위의 도리는 잘 모른다.
각자 본인들이 원하는 것은 본인들이 알아서 하고 이제 강요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며느리는 다른 집의 소중한 가족이며 아무리 어려도 그들만의 생각과 하고 싶은 일 하기 싫은 일이 있는 법이다.
강요란 있을 수 없는 관계이다.
그리고 강요를 할 만한 일도 없다.
서로 필요 한 일이 있다면 부탁을 해야 하는 것이며 부탁을 들어주면 감사 할 줄도 알아야 한다. 제사 또는 명절, 손님맞이 시댁 식구들의 경조사 등등에 며느리라는 사람이 꼭 참석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면 미리 양해를 구하고 부탁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왜 그런 것들이 당연한 일이 되어 있는 건지....못가면 못가서 왜 미안해해야 하는 일이 되어 있는 건지 언제 며느리에게 물어보고 스케줄을 잡았던가?
제사를 지내고 싶으면 지내고 싶은 사람이 준비하고 지내면 그만인 것을..
경조사를 가야 한다면 미리 양해를 구했어야 했고 직장 등의 이유로 못갈 수도 있으며,
그게 문제가 될 이유가 없다.
그걸 당연시 하는 사람이 이상한 생각을 가지고 사는 건데 그런 일들이 너무 당연히 인식 되어온 사회가 문제이다.
바뀌어야 한다.
나까지만 아니고 나부터....
합당하지 않은 일들을 강요받고 말 한마디 못하게 눌러 버리고 전 가족이 똘똘 뭉쳐 며느리라는 사람만 빤히 쳐다보고 관찰하지 말았으면 한다,
남편이라는 존재 하나를 믿고 그 가족들에게 노력을 하는데 거기에 맞춰 같이 조심을 하는 게 아니라 더 어른이라는 이유로 이래라 저래라 부터 시작해서 툭툭 모진 말들을 내뱉으면 그 관계는 계속 될 수 없다.
인간의 관계란 두 사람 이상이 모여 형성되며 그 둘 이상 서로의 노력이 있지 않으면 유지 될 수 없다. 한마디로 한사람의 노력만으로는 힘들다는 말이다.
남편이라는 사람이 중간에서 서로를 연결하는 끈이 되어 주어야만 하고 그게 귀찮거나 힘들다고 만만한 사람에게 참을 것을 강요해서도 안 된다.
잘못된 사람에게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 할 수 있도록 피드백을 줘야 한다.
그게 어른이든 어린 사람이든 조절이 필요한 사람이 조절을 하지 않으면 그 사이는 유지 될 수가 없다.
어떻게 일방적으로 더 어린사람만 무조건 참고 견디라는 게 말이 되는가?
며느리는 시어머니라는 사람과 엄연히 남이다. 그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에 며느리는 시어머니라는 존재와 아무것도 나눈 게 없는 남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본인들에게는 나아서 길러주고 먹여주고 입혀준 어머니라서 너무 고맙고 가엾고 사랑스러울지 모르지만 갑작스레 남편에게 이끌려 들어온 며느리에게 시어머니란 오늘 갑자기 만난 어르신일 뿐이다.
그런 관계에서 제사 준비를 해라 경조사에 참여해라 이걸 해라 저걸 해라
의사한번 묻지 않고 집안일들을 당연한 듯 떠다 맡기고 고맙다는 말은커녕 못 한다 잔소리를 하고 지시하고 불만만 토로하면 일방적으로 며느리는 너무 힘들어 진다는 말이다.
그런 가운데 남편이라는 사람은 토로 하는 아내에게 우리 엄마는 이런 사람이라 이래서 그런 거다. 네가 오해 했다. 혹은 우리엄마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라고 하기보다,
네가 이해 좀 해주라라고 얘기라도 해준다면 그나마 다행이란 말을 하고 싶다. 그렇게 되면 본인 엄마가 너무 한걸 인정 하는 게 되니 끝까지 이해해달라는 말 한마디 없이 본인 어머니만 두둔하고 나선다면 그 관계는 유지 할 이유가 없어진다.
나에게 딱 한마디만 해 줬어도 내가 이렇게 섭섭하고 억울하지는 않을 듯하다.
네가 조금만 이해해줘 그러면 안 될까? 하고...
그랬다면 참 많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
네가 잘못이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엄마지만 말이 좀 심했네...
네 기분 충분히 나쁠 것 같아
그렇게 말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걸....내가 엄마에게 말해볼까? 한다면...
어떤 며느리도 그래 그렇게 해줘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남편이 그렇게 까지 하는데 이렇게 나를 이해해 준다는데 충분히 내가 기분 나쁠 수 있는 일이라고 인정해 주는데 남편이 가엾어서라도 이해해 주려고 할 것이다.
본인 어머니가 그렇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싫은 건지 아내에게 부탁하는 말이 하 기 싫은 건지
그냥 이것저것 다 귀찮아 굴러 가는 데로 그냥 두는 건지....
어떻게 되겠지....그러는 동안 아내 마음의 상처는 커지고 커져 남편과의 관계에 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고 절대 저절로 사라질 문제가 아니다.
그럼 반대로 본인도 처가의 일 도와주고 필요할 때 마다 달려가서 물불 가리지 않고 해 주는데 그냥 그렇게 대충 이해해 주면 안 되는 거야? 라고 말할 수 있다.
그건 상대의 맘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본인의 마음도 모르는 사람이 하는 소리다. 만약에 처가라는 곳에서 꼬박꼬박 할 일을 지시하고 당연히 해야 되는 일처럼 굴고 뭘 해줘도 고마움의 표시를 하지 않고 부탁이 아닌 지시와 강요로 이뤄진 일을 해왔다면...
아내역시 이렇게 해줄 수 있을까? 도와줄 수 있을까? 하지 않고 엄마가 이러래 저러래 하고 친정에 가서는 자기엄마 가족 편만 들고 남편을 혼자 외톨이처럼 두고 일만 시키고 실수 할 때마다 핀잔을 주고 갈 때 마다 비꼬인 말들로 상처를 준다면
본인도 상처받고 짜증나고 가기 싫어질 일이다.
사람은 똑같다. 세세하게 이래서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 할 수 없을 뿐 그런 상황에서 불합리함을 느끼고 기분 나쁜 건 누구라도 당연하다는 말이다.
그냥 맹목적으로 나도 처가 일을 이만큼 해 주니 너도 그냥 좀 참고 해줘 그런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그건 여자라서 이상하게 따지고 들거나 대수롭지 않은 것에 흥분해서 하는 소리가 아니란 말이다. 분명히 본인도 똑같은 상황이라면 달라진다는 말이다.
처가에서 마음 상한 남편이 어머님은 말을 왜 그렇게 하시지...라고 말하는데 아내가 우리엄마가? 그럴 리가 없는데 당신이 뭘 잘못 했겠지 오죽하면 그렇게 말했을까? 이런다면 .....다시 처가일이 해주고 싶을까?
엄마가 이래서 너무 고맙다 더라 이렇게 안 해 줬으면 어떻게 했을까 싶다.
너네 아니면 큰일 날 뻔했다. 이 서방이 있어서 이만큼 했지....매번 친정엄마는 이런 말들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런데 언젠가 친정 엄마랑 뭔가를 하다 친정엄마와 남편이 서로 의견이 달랐던 일이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별 대수롭지 않은 일 같았는데 둘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인 것 같았다.
옥신각신 서로 고집을 세우다 대충 내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해서 대충 넘어갔다.
그런 일이 몇 번 생기니 남편도 친정 엄마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뒷 담화를 했다.
그래서 나도 같이 뒷 담화를 해 줬다.
남편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고 도움을 받아야 하는 엄마가 고집을 세운 것 같아서 그래 우리엄마가 좀 그래 고집이 있으시지....꼼꼼하고 피곤해..
나보고 늘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던 게 버릇이 되었나봐
그리고는 다음에 비슷한 일이 생기면 내가 엄마에게 그렇게 말하곤 했다.
도움 받는 중이면 좀 지켜보자...생각이 있겠지.....맡겨보자.
충격적인 건 내가 이런 말들을 남편에게 해 본적이 있다.
시어머니가 이런 말들 하실 때 이렇게 해주면 안 되냐고 그러면 좋을 것 같다고
그랬더니 본인은 나처럼 엄마에게 대들고 그렇게 하지 않아서 그런 건 못한다고 그렇게 해 본적이 없다고 한다.
참 바르게 자라서 좋겠다.
어른이 그렇게 말하는데 젊은 사람이 참아야지 어른한테 그런 걸 어떻게 고치라고 말을 할 수 있냐고....
충격이었다. 안 그래도 섭섭하고 화나는데 어떻게 단박에 저렇게 말을 할 수 있는지 그럼 본인 어머니가 상처 받거나 속상해 할 일은 너무 걱정 되서 싫은 소리는 절대 못하겠다고 하고 나만 일방적으로 본인 어머니의 비꼬고 불만 섞인 비아냥거림을 그냥 다 참으란 말인가?
그래놓고 무슨 일 생기면 가야 한다고 어떻게 나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건지...
그런데 그랬다.
바보같이 갈 때 마다 해결되지 않고 변화 없는 남편의 뒤통수에 대고 어머니에게 들은 섭섭한 말들을 쏟아 붓고 바위처럼 꿈쩍도 않고 나중에는 들은 척도 안하는 남편과 혼자 싸우며 또 가고 또 듣고 또 가고 또 듣고
뭐가 그렇게 못마땅한지...어머니는 나만 보면 베베 꼬인 말들을 하셨다.
그러게 바보같이 20년을 보내다가
재작년 어버이날 식사를 같이 하러 갔다.
비가 쏟아 붓는데 시간이 없어 비를 뚫고 어머니를 모시고 식사를 했다.
시간을 나름 잘 보내고 식사를 마치려고 하는데 어머니가 갑자기 뜬금없이 그러신다.
누구네는 며느리가 시어머니 집을 사줬다더라....
그래서 가만히 듣고 있으니, 한마디 더 덧붙이신다.
부자가 좋긴 좋더라. 돈 있는 집 며느리가 좋더라.
이렇게 말하는데 꿀 먹은 벙어리처럼 남편은 가만히 있었다.
정말 별의별 소리 다 들어 봤지만 이건 정말 신박한 이야기이다...... 이제 마지막이다.
들을 만큼 들었고 이제 남편의 어머니라서 참아 주는 것도 여기 까지다.
돌아오는 길 남편에게 말했다.
본인이 생각해도 심한 말 이지? 이제 이게 마지막이다. 어머니 장례식 때나 찾아뵙겠다.
이제 안보고 싶다. 나 부르지 마라, 다 알아서 해라.
너무 화가 나서 뛰쳐나가고 싶은 걸 참고 참다가 어머니 모셔다 드리고 터트린 거라 실제로 무슨 말을 했는지 가물거린다. 이제 어머니 안 본다. 소리는 한 게 기억이 나는데 그렇게 세세한 것 까지 기억을 다하는 내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머니 장례식 때나 찾아뵙겠다고 말을 한 건지 내 생각인건지....
그리고 2년째 뵙지 않고 있다.
계속 보지 않을 계획이다.
나도 더 이상 일방적으로 바보같이 당하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차피 남편이 할 수 없는 일이라 했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방패 없이 도리라고 생각해 20년을 당해 줬으면 충분 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그만.....
이번 생에서는 할 수 없는 일로 남겨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