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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나는.... 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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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 Oct 15. 2024

나르시스트를 만나다.

나르시스트라는 단어를 살면서 생각 해 본적이 있던가?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이 사람을 만나고 나서 처음에는 참 특이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다음부터는 무례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가끔은 별것 아닌 일에 과한 칭찬을 하기도 했고, 모든 사람들과 쓸데없는 얘기들을 주고받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 한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화를 들어보면 주로 본인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소연, 어제 다녀온 식당, 남편자랑, 본인이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들......

조금만 말을 받아준다 싶으면 본격적으로 긴 얘기들이 오고간다.

사람들은 가끔 본인들도 즐기는 듯 보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괴로워하는 사람들도 많다.

처음에는 아예 눈치 없이 싫어하든 좋아하든 무조건 자기자랑을 늘어놓다가 요즘은 가끔 눈치를 보기도 한다. 그건 친한 정도에 따라 조금 다르다.

하지만 일단 10회 이상의 만남이 이뤄지고 본인이 보기에 지극히 개인적이 시각으로 불편해 하지 않으면, 무작정 대화는 이어진다.

대화라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주로 일방적인 자기 자랑이 대부분이라, 상대방은 그냥 그 말을 들어 주거나 추임새 정도만 필요할 뿐 더한 행동을 원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상대방의 얘기를 듣고 싶어 하는 마음은 딱히 없다.

본인의 이야기를 왜 그렇게 많이 들려주고 싶은 건지 그 이유를 모르는 날이 훨씬 더 많다.

끊임없는 자기자랑은 방금 나에게 30분을 떠들고도 다른 사람이 오면 또 시작하고야 만다.

화재거리는 다양하다. 그나마 상대의 관심사에 맞춰 하려고 하지만 그 또한 상대의 상태나 상황이 딱히 궁금해서는 아니다.

단지 자기자랑이 하고 싶은 것뿐이다.

오로지 끊임없는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고 싶어 할 뿐이다.

내가 다니던 병원에서 만난 직원 중의 한명이었다. 그녀와의 한 달이 지나갈 무렵부터 나는

하루, 하루 그녀의 잡담에 지쳐가고 있다.

그녀에게 규칙 따위는 필요 하지 않다.

오로지 자신이 자신의 편의대로 개조해 버린다. 본인이 좋은걸 하면 좋은 사람 본인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면 그 사람은 나쁜 사람 혹은 이상한 사람이 된다.

보통 사람들은 잣대가 있다. 사회의 규범 또는 규칙 회사에서는 회사의 내규에 따른 기준들을 가지고 판단을 하려 한다.

하지만 그녀는 오로지 본인의 의사와 생각만이 가장 중요 할뿐이다.

예를 들어 치료 보조로 직원이 해 줄 수 있는 업무에는 한계가 있다. 오픈시간과 점심시간을 지켜 일하는 사람 서로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게 서로에게 매너이다, 그러나 그녀는 본인이 좋아하는 환자가 점심시간이 끝나기도 전에 병원에 오면 물리치료를 먼저 받을 수 있게 침상에 자리를 안내해 주고 편히 쉬라고 한다. 그러면 그 환자는 그녀가 쉬는 날에도 다른 직원에게 그렇게 해 달라고 말을 한다, 안된다고 하면 화를 낸다. 모르는 환자나 본인의 잡담을 들어 주지 않는 환자가 오면 시간 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한다. 병원이 무척이나 바쁜데 환자가 정말 사소한 질문으로 전화를 걸어 쓸데없는 얘기들로 시간을 허비하면 직원들은 바쁜 마음에 조급하고 짜증이 난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전화를 아주 태연하고 길게 받아준다. 전화 통화로도 본인 자랑이나 하소연이 가능하다. 그러면 남은 직원은 혼자 바빠야 한다. 이런 질문을 왜 하는거지? 라고 하며 직원들이 짜증을 내면 이해를 할 수 없어 한다. 예를 들어 밥 먹고 얼마나 있다가 약을 먹어야 하는가? 30분 지나서라고 했는데 20분밖에 안 지나서 먹었다 괜찮으냐? 그래서 몸이 가려운건 아니냐? 등등 상식적으로 조금 판단해도 될 일을 굳이 병원에 전화해 자꾸 물어보는 상황이 이해가 안 간다고 했더니 왜 그게 그렇게 이해가 안 가느냐? 하길래 어차피 어떤 대답이 돌아올지 뻔한데 그걸 몰라서 정말 전화를 한 걸까? 하니 그렇더라도 병원에서 답변을 들어야 마음이 편하다. 나도 그러기 때문에 잘 안다. 라고 말한다. 내가 다니던 병원은 평소에도 대기가 10명이상 생기는 바쁜 곳이다 환자들이 대부분 그런 상황을 알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바쁜 곳에 본인의 그런 쓸데없는 질문이 길어져 직원들이 힘들 걸 모를까? 했더니 본인은 그걸 물어보지 않으면 불안해서 생활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전화를 한다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밤9시 까지 야간 근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중간에 간식이 주어진다,

5000원씩 알아서 사다 먹어야 한다. 그런데 먹을 시간도 없이 바쁘기 때문에 한사람이 가서 사오고 대충 왔다갔다, 하면서 겨우 먹을 수 있다.

대부분 메뉴는 김밥, 빵, 햄버거 등을 먹거나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음료로 때울 때도 많다.

그런데 어느 날 회가 먹고 싶다고 오후부터 그러더니 저녁간식으로 회를 배달시켜 먹자고 한다. 그건 아닌 것 같다고 하자 왜 안 되느냐 돈은 본인이 다 내겠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그걸 언제 먹고 있냐고 하니 왔다 갔다 하면서 한 쌈씩 먹으면 된다고 한다. 입에서 냄새 나는 건 마스크 끼면 된다고 한다. 보통 이런식이다.

과거 선임들이 이렇게, 이렇게 사용해온 방법과 물건들이 있으면 본인의 돈을 들여서라도 모두 바꿔 놓는다. 말로는 본인이 편하고자 그런다. 나는 이렇게 불편하게 일할 수 없다고 하면서 끊임없이 본인이 한 걸 얘기한다. 이것도 내가 바꿨고 이것도 내가 했어 이것도 이렇게 하던 걸  내가 다 이렇게 해놨지..그전을 생각해봐 얼마나 미련하고 멍청한지...이렇게 해놓고 일하고 있더라고 과거 일들은 모두 무시하고 본인이 가장 똑똑하고 본인이 가장 잘난 줄 안다.

거기다가 더 기가 막힌건 다른 사람에게도 강요를 한다.

내가 이렇게 다 해놨으니 이 정도는 너희들이 사와 그 정도는 할 수 있잖아.

기계에 들어가는 부속 내지는 수명이 다된 충전식 건전지 같은 것들을 직원들에게 사오라고 강요한다, 직원들이 회사의 물품을 사올 이유는 없다.

다른 직원들은 그 물건이 없어도 일을 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

본인이 처음부터 본인이 편하고자 사온 거라고 그렇게 생색까지 내어 놓고 .....

그걸 따라주지 않는 나머지 직원들은 그녀에게 나쁜 사람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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