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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나는.... 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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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 Oct 15. 2024

산다는 건

살아가는데 필요한건 무엇일까?

먹어야 하고 입어야 하고      

매번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 그렇게 오래 버티지를 못한다.

처음부터 어차피 뼈를 묻을 생각 따위는 하지 않는다.

하다가 힘들면 당연히 그만 둘 수 있다고 생각 한다.

그렇게 되는 이유에는 불합리함이 일 순위 이다.

수입, 대우, 일의강도,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 그리고 나의 시간!!

이 모든 것들이 적당히 조화를 잘 이뤄주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한두 가지가 채워진다면 만족하며 일은 할 수 있다.

어차피 사회란 나의 모든 것을 만족 시킬 수는 없는 법이니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걸 너무 잘 안다.

헌데 이 모든 것들이 만족하는 수준이 되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도 이중에 어떤 것 하나도 만족할 수 없다면 당연히 오래 일 하기는 힘든 법이다.

행여나 조금 낫지 않을까? 내가 이정도 포기하면 그래 이 정도까지.....했는데, 계속 계속 더 더 포기 하라고 한다면 일치감치 관둬야 한다.

사람들은 자꾸 직장에 나를 맞추려 한다. 그리고 불합리함을 덮고 참으려고 애쓴다.

일이란 일에서 끝나야 한다,

내 개인 사생활을 침범하거나 엄연히 지켜 져야할 휴식시간 등이 너무 지켜지지 않을 때 우리는 제일 먼저 불합리함을 느끼게 된다.     

나는 주로 병, 의원, 한의원등의 5인 이하 작은 의원급에서 일을 하는 간호조무사였다.

알잖아 우리 대충 이런 건 좀 넘어가지? 늘 사업주는 그렇게 생각한다. 일을 하는 입장에서도 아줌마들은 그냥 대충 꿀꺽하고 넘어 가준다 그러면서 나이 많은 나를 써 주잖아 그러니까 우리도...... 그 대신 일도 대충 실수에 실수를 거듭한다, 그러려니.....

처음에는 나도 그게 편할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나에게 주어지는 일의 강도와 잘하면 잘 할수록 그냥 계속 주어지는 일은 할일과 안 해도 되는 일 구분이 없이 모두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 되어 있었다.

선이 없고 규칙이 없는 건 이래서 안 되는 거였다.

나만 지키는 선, 나는 실수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아줌마들이 원장의 시간개념 없는 행동들을 그냥 넘어가 준다고 그들의 실수를 사업주가 대충 덮고 넘어가 주지도 않는다.

그런데 무슨 이유로 봐준다는 말을 하는 건지...게다가 싼 인건비에 사람을 쓰는 사업주가 미안해하여 야지 어떻게 본인이 나이가 많은 데 써줬으니 불합리한 일이라 생각해도 참고하여야  한다라는 것인지 대충 넘어가주자 라는 사고가 가능 한 건지 알 수가 없다.

사업주는 절대 감정에 휘둘려서 그냥 대충 이 사람을 써준 게 아니다 사업주는 자원봉사자가 아니다. 분명히 적당한 사람을 골라 본인이 일을 시키고 있으며  만약 직원에게 그런 말을 했다면 정말 인격이 의심스러운 사람이 되는 거라는 생각 든다.

나도 작은 가게의 사업주다. 내가 아르바이트생을 뽑는다고 생각을 해봐도 절대 내가 손해 볼 일을 저지르지는 않는다. 사업을 전개하면 어쩔 수 없이 손익분기점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 해야만 하고 그러다 보면 사업을 하는데 있어 금전적이 부분에 민감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그런데 불필요한 인력을 자신의 의사와 맞지 않고 사업에 도움이 안 되는 직원을 측은지심에 의해 부리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하지만 계속 어필하려 한다. 나니까 써주는 거다. 내가 봐준다.

우매한 사람들을 우롱하며 띄웠다 내렸다 속으로 조롱하며 성인들을 가지고 논다.

일을 하는 입장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 할까? 여러 번 생각을 해보았다.

규정 이라는 것이 엄연히 존재한다,

업주들은 머리를 굴려 규정에 맞는 한도를 넘기지 않고 줘야 할 급여 부분을 알뜰히 계산해 직원들의 월급을 준다.

그런데 정작 규정에 있는 휴게시간, 퇴근시간, 추가시간, 주휴수당 따위는 지키지 않을 꼼수를 쓴다. 한번 두 번 슬슬 눈치를 보며 휴게시간에 일을 하기를 시켜본다, 별말이 없으면 한번 두 번 계속 하다 그냥 고정이 되어 버린다.

오전에 일찍 와서 청소를 하라고 한다, 원래 다 그렇다고 첫 출근 때 말을 한다, 또는 기존 직원들에게 설명을 떠넘긴다.

퇴근시간이 넘어갈 줄 뻔히 알면서 시간이 걸리는 일들을 계속 받는다.

직원 눈치를 보면서 한번 두 번 계속 해보다 나중에는 그냥 자신 있게 받는다.

행여나 추가시간 보수를 논하는 직원이 있으면 가끔 일찍 마쳐 주는 걸 핑계 삼는다.

그러기 위해 아주 가끔 손님이 한 시간 가량 한명도 오지 않을 때 일찍 보내준다.

손님이 없을 때 정해진 일이 아닌 잡일 등 밀린 청소 따위를 시킨다,

평소에 바쁠 때도 본인의 개인적인 업무 본인 가족들의 일거리를 맡긴다.

이런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연스럽게 마치 해야 되는 일인 것처럼 아무런 인사도 없이 이뤄진다.

월급명세서에 식대와 본봉을 나눠 놓는다. 실제로 계산상 식대를 빼면 본봉이 모자르다. 주휴수당도 없는 금액임에도 본인이 세금 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가장 세금을 작게 내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꼼수라고 보여 진다,

이런 식으로 어떻게든 세금을 적게 내기위해 그리고 인건비를 악착같이 적게 주려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일은 악착까지 시켜 먹는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규정인 휴식시간은 제대로 지켜줘야 하지 않을까?

전 직원들이 입 모아 말한다.

점심시간은 제대로 줘야죠, 최소한 퇴근시간은 지켜 줘야죠, 밤9시까지 일을 하는데 저녁 간식시간은 줘야죠....업주 본인 스스로 이업은 3D직종이라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다, 그렇게 말하면서 이유는 일이 힘들어서라고 말한다,

실제로는 일이 힘든 게 일을 그만두게 하는 목적이 아니라 본인이 저지르고 있는 최소한의 직원들에 대한 태도 문제임을 알지 못한다,

쉬게 해주세요. 쉬잖아 사이사이....

점심시간 지켜 주세요. 밥 먹고 왔잖아. 

저녁 퇴근시간 지켜 주세요. 그래서 가끔 일찍 마쳐 주잖아. 

반말에 지시에 기본적인 것도 무시하는 태도와 필요성 자체를 거부하는 업주의 태도는 같이 오랫동안 일을 하면 할수록 업주에게 봉사하고 있는 생각마저 들게 해 하루라도 빨리 고만두자 싶게 만들었다.

10시간이 넘게 일을 하는데 나만의 시간이 단 30분도 주어지지 않음이 내 생각을 정리하고 엉덩이 붙이고 편하게 앉을 시간이 단 30분도 주어지지 않음이 나로 하여금 짜증을 불러 일으켰다. 

노동의 강도도 세지만 환자들이 힘들게 이것저것 요구하고 기분 맞춰주기 힘들지만 그런 것들로 그만두는 직원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나는 아니 일하는 현재의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뭘까?

아침9시 출근 저녁 6시 퇴근 8시간 근무 1시간 정도의 점심시간이 가장 보편적으로 일하는 형태이다. 얼마전까지는 잘 몰랐다. 이렇게 만들어진 보편적인 시간들이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로 여러 사람들의 노력의 끝에 생겨난 결과인지...참으로 과힉적이지 않을 수 없다.

적정선이다. 일의 강도는 제각각 다르겠지만 인간이 가장 잘 버틸 수 있는 그리고 건강에 무리를 주지 않는 적정선..물론 근무시간이 더 짧고 휴식시간이 더 길다면 좋겠지만 사업주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아야 하니 그 정도면 괜찮다고 보여진다.

점점 직원들의 점시시간을 1시간30분 정도로 늘이고 휴식공간을 만들어 주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주5일제 근무를 하는 곳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런 시대인데...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게 속을 들여다보면 있는 시간조차 지켜지지 않고 직원들의 시간을 갈취하는 곳들이 있다.

비단 병원 한의원 만일까? 5인이하 기업의 경우 법적인 조항들의 제재도 덜하고 허용되는 부분도 많다보니 사업주의 재량에 따라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꼭 지켜져야 할 부분 까지 그 선을 넘어서니 이건 여간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은근슬쩍 시간을 넘기는 걸 어떻게 증거를 만들어서 신고를 할 수가 있는가 말이다.

몰래 촬영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증거 만들자고 cctv를 보여 달라고 할 수도 없지 않는가? 그런걸 알고 은근슬쩍 그렇게 직원들의 시간을 쟁취하는 사업주들의 횡포는 근절될 필요가 있다. 나하나 그만두면 그만인 것을 굳이 신고하는 사람들이 적다보니 이런 일들은 근절되기가 더 힘들다. 5인이상 사업장에 주어지는 법들을 5인이하 사업장에도 똑같이 적용해야할 일들이 많아 보인다. 야근수당 식대 주휴수당 주말수당 최저시급 등등....

 업주들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나는 인건비가 너무 커서 유지가 힘든수준 이라면 가족들의 힘을 빌려 직원을 쓰지 않고 영업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며 그 정도의 수입을 벌기 힘든 현실이라면 당연히 업을 이어갈 수 없는 게 맞는 것이다. 인건비가 많이 들어 남는게 없다고 하면서 현실에서 사장은 일을 하지 않고 사업을 하려고 하는가 하면 다른 사업을 하기 위해 한 업종은 오토라는 말을 써서 주로 직원들만으로 운영을 한다든지 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많이 든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가 말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을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최저시급을 올릴 때 마다 영세 사업자들의 볼멘소리가 늘 들린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정작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들은 영세 사업주들이 아니라 벌만큼 버는 사업주들이 더 많은 수입을 얻지 못해 그런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영세하다는 말의 뜻을 잘 이해하지 못 한 것 같으니 설명이 필요 할 것 같다.


다시 돌아와 직원들이 계속 오랫동안 직장을 좋아 하면서 일하게 만들려면 최소한의 약속들을 지켜 주어야 한다.

나 역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그런 것들이다.

엄연히 주어진 직원들에 대한 법적인 조항들을 지켜주지 않고, 본인이 줘야하는 금전적인 부분에서는 또 법적인 조항 들먹이며 주지 않아도 될 그 어떤 것도 주지 않는 냉정한 급여는 직원들에게 오래 일하지 말라는 말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고쳐질 수 없는 상황을 지켜보는 데는 3개월이면 충분하다.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근무복 제공이라고 해 놓고 사주지 않고, 그 전 직원들이 입던 아주 낡은 옷들을 핑계 삼고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은 또 입을 덴다.

점심 식대는 없고 저녁간식 제공에는 시세에 맞지 않는 딱5000원 표시와 직접 사와서 먹어야 하는 조항을 빼고, 먹을 수 있는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 또한 빠져있다. 11시간 동안 일하는 중 휴식시간은 오로지 점심시간 1시간 그런데 그 점심시간을 다른 잡일들로 또 빼먹으려 한다는 말이다.

점심시간이 끝나기 한참 전에 들어오는 환자들을 받으라고 하는 건 순리에 어긋나는 일이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제발이지 지켜주고 그 부분에 대해선 당연히 받아 줘야 한다.

불합리함 위에 채 30분도 온전히 주어지지 않는 휴식시간! 나만의 시간들! 지금의 시대에 걸맞는 최소한의 직원의 복지!

복지 따위는 어쩌면 욕심 이라 생각 했는지...복지가 아니라 아주 기본적인 것들마저 무시되는....

격식있는 지식인인 의료계의 돈 잘 버는 분들이 오히려 더 사람들을 하대하고 무시하는 이런 상황을 환자들은 생각하지 못한다,

인정 많고 좋은 원장님이라고 입 모아 칭찬을 한다. 환자는 본인의 손님이고 돈을 주는 사람들이니 사장님은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잠시 나를 위한 음악을 듣고 사장과 같이 일하는 직원들과도 떨어져 본인만의 휴식시간을 갖고 싶은 건 요즘 사람들이 입 모아 말하는 바램이다.

그게 이뤄지는 가능한 직업은 몇 되지 않는다.

나의 딸은 최소한 그런 시간들이 주어지는 정상적인 곳에서 일을 하게 되기를....

이런 기본적인 고민으로 회사를 관둘까 생각 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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