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곁에는 누가 있는가
청와대 가정교사 제12교시
지도자의 곁에는 누가 있는가
― 사람을 보면 리더가 보인다
우리는 흔히 지도자를 평가할 때 그의 말과 정책, 또는 성과를 중심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지도자의 진짜 얼굴은 그 혼자에게서만 드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곁에 서 있는 사람들, 함께 회의에 들어가고 보고를 올리며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인물들을 통해 훨씬 선명하게 드러난다.
권력은 결코 혼자 작동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결정은 수많은 정보와 조언, 토론과 설득의 과정을 거쳐 형성된다. 그렇다면 그 조언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그 회의실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수준은 어떠한가?
만약 그 자리가 전문성과 독립성을 가진 인물들로 채워져 있다면, 그 지도자는 적어도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보완하려는 태도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충성과 침묵이 우선되는 사람들만이 남아 있다면, 그 권력은 이미 균형을 잃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도자의 성향은 곁에 있는 사람들을 통해 그대로 드러난다. 권력을 사유화하려는 사람은 비판자를 밀어내고, 충성 경쟁을 유도한다. 공공성을 중시하는 지도자는 오히려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인물을 곁에 둔다. 그래서 사람을 보면 리더가 보인다는 말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정치의 본질에 가까운 진단이다.
측근의 수준이 권력의 수준이다
측근은 단순한 참모가 아니다. 그들은 권력의 방향을 구체화하는 실행자이며, 동시에 지도자의 판단을 강화하거나 왜곡하는 증폭 장치다.
역사를 돌아보면 권력의 실패는 종종 잘못된 인사에서 시작되었다. 능력보다 충성을 우선한 인사, 검증보다 친분을 중시한 인사, 공적 기준보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앞세운 인사는 결국 정책 실패로 이어졌다. 권력은 실수를 할 수 있지만, 실수를 바로잡을 구조가 없다면 그 실패는 반복된다.
건강한 권력은 비판을 흡수한다. 불편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참모, 대통령의 판단에 이견을 제시할 수 있는 장관, 그리고 공개적으로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존재할 때 국정은 균형을 유지한다. 그러나 측근이 모두 “예”라고만 말하는 순간, 지도자는 고립된다. 고립된 권력은 현실과 멀어지고, 결국 국민과 멀어진다.
측근의 수준은 단순히 학력이나 경력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공적 책임감과 윤리 의식, 그리고 국가 전체를 보는 시야의 문제다. 만약 주변이 협소한 이해관계에 묶인 인물들로 채워져 있다면, 아무리 지도자가 큰 비전을 말해도 그 비전은 실행 과정에서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
리더의 그릇은 주변 인물로 측정된다
우리는 종종 “그 지도자의 그릇이 크다”거나 “작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그 그릇의 크기는 연설의 수사나 대중적 인기에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누구를 선택했는지에서 드러난다.
전문가가 존중받는가.
다른 의견이 배제되지 않는가.
실패를 인정하고 수정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곧 권력의 품격이다.
지도자는 혼자가 아니다. 그는 자신이 선택한 사람들의 총합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그 선택은 결국 국민의 선택과 연결된다. 우리가 어떤 기준으로 지도자를 뽑았는지에 따라, 그가 곁에 둘 사람의 기준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결국 측근의 수준이 권력의 수준이고, 권력의 수준이 곧 국가의 수준이다. 이 교시는 지도자 개인을 향한 질문이면서 동시에 시민을 향한 질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과연 어떤 사람을 곁에 두는 권력을 선택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