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팀을 고르는 기준

by 김영채

I. ‘기술·경험’보다 먼저 봐야 하는 것은 업무 태도의 일관성이다


초기 창업에서 팀원을 고를 때 가장 흔한 실수는 기술 능력과 경력에만 몰두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능력보다 업무 태도의 일관성이 훨씬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스타트업은 구조적으로 업무가 수시로 바뀌고, 역할이 유동적이며, 오늘 내린 결정이 내일 뒤집히는 환경이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끝까지 버티는 팀원은 결국 태도가 안정적인 사람으로 귀결된다. 기술이나 경험은 시간이 지나면 채울 수 있지만, 근본적인 태도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본인 역할 외에는 관심이 없거나, 작은 변화에 불평이 많고, 책임을 회피하는 성향이라면 결코 스타트업 여정을 함께 지속할 수 없다. 반대로, 경험은 다소 부족하더라도 문제를 빠르게 파악하고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한 사람, 모르는 영역이라도 먼저 손대 보고 기준을 찾아내려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 내에서 훨씬 강력한 핵심 인재가 된다.


이러한 태도의 안정성은 생각보다 빨리 드러난다. 첫 회의에서 요구사항을 얼마나 명확히 정리했는지, 다음 회의에서 개선된 결과물을 가져오는지, 모르는 부분을 그냥 넘어가지 않고 반드시 질문하는지, 일정이 밀릴 때 먼저 상황을 공유하는지 등이 핵심 체크 포인트다. 초기 창업에서 문제가 생기는 팀원은 대개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말은 빠르고 자신감은 넘치지만 결과물에는 배경 설명만 장황하게 붙어 있는 사람”, “일정이 조금만 바빠져도 태도가 급변하는 사람”, “사소한 책임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항상 대표에게 떠넘기는 사람”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겉으로는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조직의 중요한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타트업의 본질인 불확실성을 견딜 수 있는가이다. 미지의 영역에서 스스로 답을 만들어야 하는데, 매번 지시를 기다리고, 기준을 잡지 못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은 장기적인 레이스에서 버틸 수 없다. 초기 팀은 소수 정예로 운영되므로, 한 명의 불안정한 태도가 전체 조직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버릴 수 있다. 결국 좋은 팀을 고르는 기준의 출발점은 기술력이 아니라, 변화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책임감을 유지하는 일관된 태도이다. 이 기준을 놓치면, 아무리 훌륭한 전략과 제품을 만들어도 팀 내부에서부터 무너지기 시작한다.



2. 역할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업무 예측 가능성’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초기 팀을 구성할 때 명확한 역할 분담을 기준으로 사람을 고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역할보다 업무의 예측 가능성을 공유할 수 있는지가 훨씬 중요한 선발 기준이다. 스타트업의 모든 업무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개발, 디자인, 마케팅, 영업, 외주 작업 등 모든 일정이 촘촘히 얽혀 있기 때문에, 팀원의 행동 패턴이 예측 가능해야만 조직이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즉, 상대방이 오늘 어떤 의사결정을 내릴지, 일정이 지연되면 어떻게 공유하고 대처할지, 의견 충돌이 발생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을 시도할지 등의 흐름이 일정한 사람과 일해야 조직이 버틸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하는 팀의 공통점은 한 명의 “예측 불가능한” 팀원이 전체 리듬을 흔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본인 기준으로만 일정과 우선순위를 멋대로 재조정하는 사람, 사전 공유 없이 작업 범위를 슬쩍 변경하는 사람, 외부 피드백을 자기 해석대로만 받아들이는 사람, 회의에서는 "알겠다"고 했지만 실제 결과물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사람이 여기에 해당한다. 초반에는 이런 특징이 '개성이 강한 스타일'로 보일 수 있지만, 일이 쌓이고 복잡도가 높아지면 이 특성은 곧바로 큰 리스크로 전환된다.


좋은 팀원을 고르는 기준은 의외로 단순해야 한다. 결과물의 최종적인 품질보다,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얼마나 일관적인가로 평가해야 한다. 일정 공유가 명확한지, 변경 사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피드백을 수용하는 방식이 합리적인지, 데이터나 근거 없이 감에만 의존해 결론을 내리지 않는지 등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빠르게 일하는 사람보다도 “흐름이 안정적인 사람”이 훨씬 오래, 그리고 꾸준히 성과를 낸다. 스타트업은 단순한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며, 그 방향을 지탱하는 것은 안정적인 흐름이기 때문이다. 이 흐름을 방해하는 팀원은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결국 조직에 손상을 입힌다.


특히 공동창업자 후보를 고를 때 이 기준은 절대적이다. 능력이나 아이디어보다 중요한 것은 "3개월 정도 함께 일했을 때 상대의 행동 패턴이 예측 가능한가"이다. 예측 가능성이 확보되어야만 갈등이나 문제가 발생해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신뢰의 틀이 만들어진다. 결국 좋은 팀이란, 서로의 흐름을 해치지 않으면서 함께 안정적인 리듬을 만들어가는 사람들로 구성된다. 이 기준을 놓치면, 팀은 능력은 뛰어나지만 이상하게 성과가 나오지 않는 비효율적인 구조에 빠지게 된다.


3. 위기가 왔을 때 태도가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어야 ‘함께 갈 팀’이 된다


팀의 진정한 실력은 평소의 모습이 아닌 위기 상황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초기 창업은 구조적으로 위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첫 고객의 혹독한 피드백, 예상치 못한 매출 부진, 개발 일정 지연, 정책 지원 탈락, 갑작스러운 비용 발생과 같은 순간들이 끊임없이 찾아온다. 이때 팀원이 보이는 태도가 바로 장기 생존을 위한 최종적인 기준이다. 위기 상황에서 태도가 무너지지 않고 중심을 잡는 사람이 바로 좋은 팀의 마지막 조건이다.


위기에 강한 사람들의 특징은 명확하게 관찰된다. 이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상황을 부정하거나 감추지 않고, 바로 사실 관계를 정리한다. 책임 소재를 따지기보다 해결 순서를 먼저 말한다. 불안감을 공유하되, 불필요한 공포를 조직 전체에 확산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대표가 흔들릴 때 정제된 언어와 논리로 시야를 넓혀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중요한 건, 위기에서도 “남 탓”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남 탓을 하는 순간 팀 내부에는 신뢰의 균열이 생기고, 초기 조직은 TF(태스크 포스)와 유사하기 때문에 이 균열은 성과에 즉시 반영된다.


상황이 힘들어질수록 더 단단해지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가장 먼저 데이터를 정리하고, 해결 가능한 영역과 불가능한 영역을 냉철하게 구분한다. 고객 피드백이 쏟아져도 현실적으로 지금 반영할 부분과 잠시 미뤄야 할 부분을 구분하는 것이다. 이들은 감정이 아닌 구조와 논리로 문제에 대응하며, 이러한 구조적 대응 능력이 스타트업의 생존을 결정한다.


또 한 가지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조건이 있다. 바로 위기일 때, 팀원이 대표에게 솔직하게 직언할 수 있는가이다. 대표의 결정이 잘못되었거나 방향성이 틀렸을 때, 조용히 방관하거나 눈치만 보는 사람은 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중하지만 근거를 가지고, 다른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팀 전체의 판단력이 건강해진다. 이런 핵심 인재가 곁에 있으면 위기가 닥쳐도 조직의 중심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결국 좋은 팀의 마지막 기준은 “좋을 때가 아니라 안 좋을 때 어떤 사람인가”이다. 초기 스타트업은 매일이 크고 작은 위기의 연속이기 때문에, 위기 속에서 태도가 무너지지 않는 사람만이 장기적으로 함께 성장할 팀이 된다. 이 기준을 충족하는 팀을 구성할 때, 사업은 훨씬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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