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창업팀의 생존을 결정하는 지분 구조와 주주간 계약

by 김영채

I. 창업 멤버 간 지분 배분 비율 설정과 의사결정권 확보


창업 초기 지분 배분은 사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가장 민감한 설계 작업이다. 흔히 동업자들과 시작할 때 의기투합하는 마음으로 1/N 균등 배분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으나 이는 실무적으로 매우 위험한 결정이다. 사업 운영 과정에서 의견이 대립할 경우 의사결정 체계가 완전히 마비되어 회사가 정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이사는 외부 투자가 반복될수록 지분이 희석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초기에 압도적인 의결권을 확보해야 한다. 최소한 특별결의 요건을 단독으로 저지하거나 통과시킬 수 있는 수준의 지분을 유지하는 것이 리더십 확보의 핵심이다.


지분율을 정할 때는 각 멤버가 투입하는 자본, 기술력, 네트워크, 그리고 전업 여부를 객관적으로 수치화하여 반영해야 한다. 단순히 아이디어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과도한 지분을 배정해서는 안 되며, 실제 제품 개발이나 영업 현장에서 발로 뛸 인력에게 실행 동력을 부여할 수 있는 지분을 배분해야 한다. 이때 현재 시점의 기여도뿐만 아니라 향후 3~5년 뒤 회사가 성장했을 때 각 멤버가 맡게 될 역할의 비중까지 예측하여 설계에 반영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역할에 맞지 않는 과도한 초기 지분은 나중에 추가 인력을 채용하거나 투자 유치를 할 때 큰 걸림돌이 된다.


또한 지분은 단순한 권리가 아니라 사업 성공에 대한 무거운 책임임을 멤버 전원이 인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분 배분 시 각자의 역할과 성과 지표를 명확히 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의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도 사전에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 초기에 이러한 껄끄러운 대화를 회피하면 나중에 사업이 궤도에 올랐을 때 더 큰 분쟁으로 돌아온다. 명확한 지분 구조는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토대일 뿐만 아니라 외부 투자자들에게 이 팀이 질서 있게 운영되고 있다는 신뢰를 주는 가장 강력한 지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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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주주간 계약서에 포함해야 할 핵심 독소 조항 방어와 필수 규정


지분율 확정 이후에는 반드시 주주간 계약서를 통해 이를 명문화해야 한다. 많은 창업자가 정관만으로 충분하다고 오해하지만, 정관은 대외적인 규칙일 뿐 주주들 사이의 구체적인 약속을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 주주간 계약서에서 가장 먼저 다뤄야 할 실무적인 장치는 주식 양도 제한 규정이다. 초기 멤버가 자신의 지분을 제3자나 경쟁사에 임의로 매각하고 이탈하는 상황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 일정 기간 내에는 양도를 금지하고, 부득이한 양도 시 기존 주주들에게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조항을 반드시 삽입해야 한다.


동반매각권(Tag-along)과 동반매도청구권(Drag-along) 조항 역시 신중하게 설계해야 한다.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할 때 소수 주주도 동일한 조건으로 팔 수 있게 보호하는 장치와 반대로 회사의 전체 매각을 위해 소수 주주의 지분을 강제로 포함시키는 장치는 투자 유치 과정에서 필수적인 협상 카드가 된다. 또한 의사결정의 교착 상태(Deadlock)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마련해두어야 한다. 특정 안건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때 최종 결정권을 누가 가질지, 혹은 한쪽이 다른 쪽의 지분을 공정 가치로 매수하고 관계를 정리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해두는 것이 회사의 파산을 막는 길이다.


계약서 작성 시 모호한 표현은 법적 분쟁의 불씨가 되므로 최대한 직설적이고 구체적인 수치를 사용해야 한다. 경영권 침해 요소가 있는 과도한 간섭 조항은 삭제하고 각 주주가 경영진으로서 지켜야 할 비밀 유지 의무와 경업 금지 의무를 강력하게 규정해야 한다. 실무적으로는 계약 위반 시 위약벌 규정을 두어 약속 이행의 강제성을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주주간 계약은 서로를 불신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여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고 오로지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필수적인 안전장치다.


III. 멤버 이탈에 대비한 주식 매수 선택권과 지분 회수 장치


초기 창업 팀에서 멤버의 중도 이탈은 피할 수 없는 변수 중 하나다. 아무런 장치 없이 이탈자가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게 되면 그 지분은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지 않으면서 배당이나 매각 차익만 누리는 '죽은 지분'이 된다. 이는 남아서 헌신하는 멤버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추가 투자 유치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핵심 요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베스팅(Vesting) 조건을 계약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하거나 특정 마일스톤을 달성해야만 지분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을 인정해주고 그 이전에 퇴사할 경우 회사가 지분을 회수할 수 있게 설계하는 방식이다.


베스팅 구조를 설계할 때는 보통 4년 근속에 1년의 절벽(Cliff) 기간을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1년 미만 근무 시에는 지분을 하나도 인정하지 않고 1년이 지난 시점부터 매달 혹은 매년 일정 비율로 지분 권리를 확정해주는 식이다. 만약 멤버가 귀책 사유로 이탈하거나 자발적으로 퇴사할 경우 회사가 해당 지분을 액면가나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강제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Call Option)을 주주간 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 이때 매수 가격에 대한 산정 기준을 미리 합의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기업 가치를 두고 지루한 법정 싸움이 벌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퇴사한 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하여 경영에 간섭하는 상황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퇴사 시 보유한 지분 전체를 남은 주주들에게 매각하게 하거나 매각 전까지 의결권을 대표이사에게 위임한다는 조항을 넣어 경영권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지분은 과거의 노고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미래의 성장을 함께 일궈내겠다는 약속에 대한 담보라는 사실을 모든 구성원이 공유해야 한다. 이러한 철저한 회수 장치는 이기적인 조항이 아니라 회사의 영속성을 담보하고 선의의 피해자를 막기 위한 창업가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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