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나에게로 떠나는 여정

by 코니

삶은 찰나이기에 오늘에 더욱 집중하려 한다. 그렇게 마음먹은 어느 순간부터 나와 만나는 시간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고교 시절, 동네 책방에서 2주에 한 번씩 책을 빌려 읽으며 의무적으로 그 기간을 넘기지 않으려 책을 열심히 읽었다. 그것이 나의 책 읽기 첫걸음이었다. <오렌지 보이>라는 만화가 있었는데 그게 너무 재미있어서 책을 대여하기 시작했고, 그 외 다양한 만화책을 보며 나의 책 읽기 여정은 한 발자국씩 넓혀져 왔다. 그러다 보니 이젠 장르를 크게 가리지 않고 읽고 싶은 내용에 집중하며 책을 선정하게 되었다. 무엇이든 시작을 해야 그다음으로 연결이 된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양귀자의 소설 <모순>이 한창 유행이었다. 읽고 또 읽으며 삶이 복잡해질 때마다 소설 속 두 자매를 떠올렸다. 인생이란 원래 복잡한 거지, 너무 단순해도 좋지 않아, 라며 스스로 위로를 했다. 나의 인생 책인 <모순>을 만난 이후로 십여 년이 흐르고 얼마 전 다시 그 책이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어 한 번 더 읽어보게 되었다. 스토리 전개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어릴 때에는 쌍둥이 자매의 삶 속에서 복잡하게 사는 언니에게 내가 투영되었고, 그런 삶에서도 항상 돌파구를 찾아 해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읽었을 때는 잘 사는 동생의 이야기가 더 들어왔다. 삶이란 너무 단조롭게 살아도 위험하다는 사실을 깨닳았다. 이렇게 소설도 읽고, 고전문학도 읽는다.


작년 가을에 고명환 작가가 쓴 <고전이 답했다>를 읽으면서 무릎을 탁 쳤었다. 아, 고전을 읽으니 나를 만나는 여정에 있는 자아를 발견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에 꽂히는 한 문장 한 문장을 곱씹으며 내 마음에 반영해 보았다. 그리고 얼마 전에 읽은 <데미안>에서 “새는 알에서 깨어나려 날갯짓을 한다”는 문장을 만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사는 세계 안에서 나 자신을 갇아 놓고 있었구나를 깨달았다.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며, 가지 말아야 할 길은 가지 말고, 가야 할 길을 끊임없이 찾아 헤매는 내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책은 나의 오래된 벗이자, 앞으로 함께 할 동반자와 같은 것이다. 책을 읽으며 만들어진 나의 취향과 습관이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내어 준다. 주로 여행작가의 에세이, 뇌과학, 소설, 고전문학, 자기 계발서 등을 읽고 있지만 주변에서 추천해 주는 책들도 읽어보곤 한다. 책 안에서 만나는 문장들은 나를 성장시키는 힘이 있었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게 하거나,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 내가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며,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를 책과 함께 사색하며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내 삶의 여정은 몸이 퇴화되듯 볼품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를 더 알아가는 진짜 삶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하루가 너무 값지고 아름답다. 찰나를 사는 우리는 모두 반짝이며 나로 가는 여정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의 마지막 날까지 나를 다 알지 못한다 할지라도 나의 찰나의 순간들에 후회없이 살고 싶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주변을 더 이해하려 하고, 나눔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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