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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기 임현균의 그림이야기(샤갈-주정뱅이)

따듯한 입체파

by 임현균

<무시기 9년차 – 명품 전시회 3: 샤갈 15 – 주정뱅이>

無작정/始작한/그림이야期~/


“예술은 국가의 문명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 빅토르 위고(Victor Hugo, 1802~1885)


[전시회 알림] 마크 샤갈(Marc Chagall), 5월 23일 ~ 9월 21일, 한가람 미술관


“우리 인생과 예술에 진정한 의미를 갖는 단 하나의 색은 사랑의 색이다 (In our life there is a single color, as on an artist's palette, which provides the meaning of life and art. It is the color of love.).” (- 마크 샤갈, 1887~1985)


샤갈의 일생은 다음처럼 6개 굵직한 시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벨라루스 시기 (1906~1910), 19~23세

프랑스 1차 시기 (1910~1914), 23~27세

러시아 시기 (1914~1922), 27~35세

프랑스 2차 시기 (1923~1941), 36~54세

미국 시기 (1941~1948), 54~61세

프랑스 3차시기 (1948~1985), 61~98세



우리 머릿속에는 많은 물상이 관념적으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있어야 할 자리에 그것이 없으면 매우 어색하게 생각되거나 끔찍하다고도 생각이 듭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몸통 위에 머리입니다. 목이 떨어져서 있으며 매우 불안하기도 하고 끔찍하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샤갈의 그림에는 목이 기린처럼 길게 그리거나 U자처럼 늘어나게 그리기도 합니다만, 목을 완전히 분리시켜 그런 그림이 있습니다.


< The Drunkard (주정뱅이), 1912>

https://web.archive.org/web/20221123102412im_/https://www.marcchagallart.net/images/53.jpg


[보이는 대로 읽기]

작은 1인용 테이블이 있고 그 앞에 양복을 입은 남자가 보입니다. 남자는 검정 양복에 붉은색 넥타이까지 차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자의 몸에서 목이 떨어져서 머리통이 공중에 떠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 있는 용기(도자기 전골냄비)가 반으로 잘려서 그려져 있는 듯합니다. 그릇 안의 닭도 요리가 되어 있기보다는 너무나 생생합니다. 날 먹기만 해 봐라 하고 벼르고 있는 눈입니다. 그 옆으로 기울어진 술병, 생선 한 마리가 접시도 없이 그려져 있습니다. 머리에 그려진 얼굴은 좀비 같은 모습입니다. 좀비(Zombie)라는 단어가 아이티의 부두교에서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죽은 자’라는 뜻으로 1929년 아이티의 좀비 이야기가 서적과 이후 영화(1932)로 나오면서 주목받게 됩니다. 칼도 과하게 길게 그려져 있어 상당히 끔찍합니다. 책상의 아래쪽이 무지개 색으로 그려져 있어서 이 그림에서는 가장 편안한 부분입니다.


[화가 이야기]

이 괴이한 모습의 그림은 <나와 마을(I and the Village, 1911)>과 그림을 구성하는 내용은 다르지만 그림의 색채 묘사는 비슷합니다. 큐비즘과 오르피즘이 바로 그것입니다. 큐비즘이 차갑게 묘사된 다면체라면 오르피즘은 따듯하고 환상적인 리드미컬한 색채묘사입니다. 오늘 그림에도 몸과 몸통, 칼 등이 없다면 그림이 따듯합니다. 노랑과 붉은색이 주색입니다.


큐비즘과 오르피즘.JPG images from Rosie Lesso, MA Contemporary Art Theory, BA Fine Art


[보이지 않는 이야기]

이 그림은 단순히 술 취한 사람만 상징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 내면적 분열과 혼란, 고향과 도시의 충돌, 술에 취해 무너지는 개인적 경험과 고향 공동체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인간의 정체성 혼란이 예술적 실험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해석됩니다. 이 시기는 몽파르나스의 벌집에서 살면서 동시대의 거대한 거장들을 바라보며 보이지 않는 미래의 성공에 대한 희망 하나로 살던 가난한 한 젊은이의 불안정한 시기였습니다.


불안함은 최선을 다해 뭔가 할 때 사라진다고 합니다. 우리도 때때로 불안합니다. 최선을 다해 뭔가 하기로 하지요. 그것이 뭐든 말입니다.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259>

<Seven drunken nights>이라는 주정뱅이가 1주일 동안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바뀌어 있는 물건과 풍경으로 아내에게 연인이 있는 것을 알게 되는 노래입니다. 아일랜드 민요인데, 이들은 이 노래를 무척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술 먹고 흥겹게 부르기는 좋을 듯합니다. 이 그룹은 The Dubliners입니다. 노래 가사는 이렇습니다.

“금요일에 많이 취해서 집에 오니 내 늙은 머리가 있어야 할 침대에 다른 머리가 있었어. 아내에게 물었지 저 머리의 쥔장이 누구? 아내가 그랬어. 또 취했네 취했어. 그것은 엄마가 보내준 사내아이야. 그래? 내가 하루에 100마일 이상 여행도 해 봤지만 수염을 기른 아이는 처럼보는데?”

https://www.youtube.com/watch?v=rfwJgcwE5PY


무시기 소개 동영상: http://naver.me/IFgTQTkQ

그림 혹은 과학 강연이 필요할 때는: limbearo@gmail.com

창의적인 우리 아이로 만들려면; <내 머릿속 미술관>에서 그 비법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보다, 기억하다, 창조하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1309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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