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상대을 자세하게 볼 수 있는 '시력'이 아니라, '시선'에 의해 결정된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필름 카메라든, DSLR이든, 핸드폰 카메라든 무엇을 쓰는지는 중요치 않다.
렌즈마다 색감은 다를 수 있지만, 결정적인 건 피사체를 바라보는 시선에 있다.
기본적으로 대상에 대한 확신과 열정이 없으면 초점을 맞추지 못해 사진도 흔들린다.
내가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이유는 그저 한 장의 그럴싸한 사진을 남기고픈 마음이 아니라
그 순간의 내 마음, 그 공간의 분위기까지 모두 저장하고 싶은 간절함 때문이다.
같은 하늘색이라도 어떤 렌즈는 짙게 담아내고 어떤 렌즈는 좀 더 연하게 담아낸다.
그러나 저러나 본질은 결국 '하늘'이다.
정확한 색이라는 건 없다.
다만 그 하늘을 찍을 때 나무 잎사귀까지 걸쳐 찍을지 구름과 함께 찍을지
그냥 찐 파랑 하늘만 찍을지는 흘러가는 내 마음이 잡아내는 것이다.
내 시선이 잡는 것이다.
하늘은 언제나 거기에 있었고,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다.
단지 공간을 둘러보고 나의 하늘이 내 마음에 가장 아름답게 담기는 그 순간을 기다리는 것뿐이다.
최고의 순간을 위한 '기다림'을
기꺼이 인내하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