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 프랑크의 일기
안네의 일기
어른이 되어서도 종종 안네의 일기를 펼쳐본다. 어린 소녀의 일기에서 일상을 감사하는 태도가 놀라워서 이다. 두렵고 수치심 가득한 상황에서도 안네는 일상을 소중히 여기며 소망으로 가득한 일기를 쓰고 있다.
그것은 어른들이 흔히 하는 조건적인 감사와는 다른 것이다.
저러한 환경에 놓이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 여기며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어머니에 대해 안네는 무엇인가 유쾌하지 않은 감정을 드러냈다.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보는 것이 참 감사라고 일기장에 자신의 생각을 밝힌다.
초등학교 시절 나는 이 부분이 상당한 충격이었다. 우선 어머니의 감사기도에 대해 자신의 다른 생각을 피력하는 것이 인상적이었고,
또한 뭔가 유쾌하지 못한 일을 명쾌하게 지적하는 것도 대단히 놀라웠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불행을 비춰 감사의 조건을 찾는 것이 잘못된 것임을 간파했다. 사실 감사라는 행위 자체가 좋고 훌륭해 보여서, 자칫 지나치기 쉬운데도 말이다. 어른이 되어서 다시 읽어도 어린 소녀의 통찰이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