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토마(赤兎馬)의 아름다움이》

by 운형 최진태

●한산신문

《적토마(赤兎馬)의 아름다움이》


에너지 절정의 해/

붉은 갈기 휘날리며 내달린다/

더 빨리 더 오래, 그러나 더 좋은 건/

달리기 자체를 사랑하는 것/

그 때 더 폭발하리라



[시작(詩作)노트]


말은 박력과 생동감으로 상징되는 동물이다. 말은 뛰어난 순발력과 활기가 넘칠 뿐 아니라 탄탄한 체형이다. 말은 주인을 알아보고 지혜롭게 주인의 명령에 복종하고 교감하는 특징이 있다. 말은 날래고 용감하고 씩씩하고 힘차다. 그러나 용맹스럽되 거만하지 않고 오히려 조심스럽다. 자유분방하며 야성적이고 무리 지어 산다.


말은 천마(天馬), 신마(神馬), 기린마 등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예로부터 성스러운 지위를 획득했다. 또 좀처럼 눕지 않고 서서 자는 이른바 장립불와(長立不臥)의 수행동물로 지칭되고 있다.


이어령은 말한다. “말은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멈출 줄을 모른다. 날아간 화살처럼 곧바로 앞만 보고 질주하는 성격 때문에 사냥터와 전쟁터에서는 어떤 짐승도 말을 앞서는 것은 없다. 그래서 말은 한 나라의 성쇠를 가르고, 문명의 얼굴을 바꿔놓는 역할을 한다"고.


말(馬) 하면 희디흰 백마를 타고 붉은 망토를 휘날리는 모습으로 경사진 산을 향해 돌진하려는 강한 의지가 돋보이는 얼굴로, 우리들 뇌리에 각인된 나폴레옹 그림이 먼저 떠오른다.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의 적토마(赤兔馬) 역시 기억에 깊이 새겨진 이름이다. 시대의 인물인 동탁, 여포, 조조를 거쳐 관우에게 왔다. 관우가 손권의 계략으로 타계하자 이 적토마는 주인을 따라 곡기를 끊고 죽는다.


무엇보다도 1973년 경주 고분에서 발굴된 장니(障泥)에 그려진 천마도(天馬圖)가 있다. 자작나무 껍질에 그려진 이 유물이 출토되어 천마총(天馬塚)이란 명칭을 얻기도 했다.


춘향전과 더불어 암행어사 이몽룡의 마패도 연상되고 어사 박문수의 마패도 떠오른다.

김유신이 술 취해 집에 돌아오는데 말은 습관적으로 전날 다니던 길을 따라 술집 여인 천관의 집에 이르렀고, 김유신이 다시 가지 않기로 맹세를 한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어, 애매한 애마의 목을 베고 돌아왔다는 설화에서도 말의 총명함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말은 20세기까지도 전쟁에 동원되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워호스(War Horse)는 1차 세계대전 때 군마로 징집된 말 조이와 소년 마주의 우정을 그린 감동적인 영화다. 조이는 총알이 오면 고개를 숙이고 철조망을 잘 뛰어넘는 영리한 말이었다.


한국에는 1952년 미군 소속으로 전장에 투입된 군마로 활동했던 '아침해'가 있다. '아침해'는 원래 당시 신설동 경마장을 달리던 경주마였다. 마주였던 소년 김흑문은 누이가 지뢰를 밟아 장애인이 되자 이 말을 250달러를 받고 미군에게 팔았다. '아침해'는 당차게 탄약과 보급품을 날랐고, 단독작전을 50회 이상 수행했다. 미군들은 '아침해'를 레크리스(reckless‧무모한)라고 불렀다. 아침해는 1960년 하사 계급으로 미국에서 은퇴했고 훈장도 받았다.


영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역대 최다인 11개 부분을 석권한 전설적인 영화, 벤허를 보면 아주 인상적인 전차경주 장면이 나온다. 경쟁자 메살라는 말들을 채찍으로 후려치는 데 반해 벤허는 채찍 없이 경주에서 승리한다. 게다가 벤허는 경기 전날 밤 네 마리의 말을 어루만지면서 용기를 북돋아 준다. 채찍 없이 동물의 마음을 움직이는 벤허에서 참된 리더십을 읽는다.


마두금(馬頭琴) 악기는 두 개의 현(絃)을 가진 몽골의 민속 현악기다. 머리 부분에 말머리 장식이 있다. 우리나라 전통 국악기 중의 하나인 해금과 유사하다.

몽골의 전설에 따르면 한 소년의 꿈에 소년이 키우다 죽은 말이 나타나 자신의 몸으로 악기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그 소년이 말의 뼈로 목을 만들고, 말총(말의 갈기나 꼬리의 털)으로는 현(絃)을, 가죽으로는 울림통을 만들며 말머리 조각을 장식해 넣었다고 전해진다.


이 악기를 통해 초원지대에서 몽골인들이 말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낙타의 모성애를 자극하는 소리로도 이용되고 있다는 애절한 마두금 연주 소리에 낙타가 눈물을 흘리는 영상을 보고 감격했던 기억이 난다.


병오년(丙午年) 올 한 해에도 하루에 천리를 달린다는 전설의 말 적토마(赤兎馬)처럼, 간구하는

목표들을 향해 멈추지 않고

힘차게 달려가리라.

그리고 그 달리기 자체를 사랑하리라.

고삐를 단단히 움켜쥐며 새롭게 각오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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