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여운으로 남은 꿈

by 아이언캐슬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당신 목소리가 떠올랐다

이불 너머 어딘가

아직 다 빠져나가지 못한 숨결처럼

조용히, 머물러 있었다

꿈이었을까
정말 당신이 다녀간 걸까
그 짧은 순간이
너무 선명해서
나는 한동안 현실을 잊었다


손 끝에 온기가 스쳤고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던 당신의 말투가

내 안 어딘가를

아직 감싸고 있었다


가끔은 붙잡으려 손을 뻗지만
허공만 어루만지는
그 순간,
당신은 바람이었다는 걸 깨닫는다

그래도 괜찮아
그 꿈에서 당신은 웃고 있었고
나는 그 웃음을
하루 종일 품고 지낼 수 있으니까

나는 여전히

그 여운 속에 머물고 있다


잠에서 깬 나와

아직 돌아오지 않은 당신 모습

우리는 그 사이, 잠시 머문다

그리고 또 천천히 돌아온다

그러나 당신은 아직 내 안 어딘가에

사라지지 않는 기척으로

조용히 남아 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