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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국가간 '균열'의 서막

-  파리 AI 서밋의 뒤안길

by 이정봉 변호사 Mar 09. 2025

현상


AI 생태계를 둘러싼 변화가 거침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업체 간 무한경쟁에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AI모델과 서비스가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리고, ‘기술패권경쟁’이라는 거대담론에서부터, AI서비스 사용자 경험에 이르기까지 그 스펙트럼이 넓디 넓습니다. 

     

최근의 일들과 우리의 현주소를 톺아봅니다. 


AI시대를 맞아 ‘혁신’과 ‘규제’라는 전통적인 두 가치가 충돌한 국면이자, ‘주권’과 ‘안보’문제가 복잡하게 얽힌 ‘각자도생’ 시대의 편린들이기도 합니다.



규제는 폐기하고, 지원정책은 승계하는 트럼프 정부의 기본 전략

 

올해 1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즉시 바이든 행정부의 AI 규제를 철회하고, 데이터센터 건립 등 인프라 지원 정책은 승계하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전 정부의 행정명령에 담겼던 AI 모델 안전성 테스트 의무, 생성AI 워터마킹, 개인정보 보호 강화 등의 전방위적 규제는 전면 폐기되었습니다. 


반면에,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방부와 에너지부 소유 부지를 민간기업에 임대하여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지원책은 그대로 유지한 것입니다. 


향후 점점 더 본격화될 중국과의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기본 전략입니다.   


일론머스크 그록3 데이터센터입니다. 무려 GPU 20만개가 투입되었습니다. (지디넷코리아에서 인용)일론머스크 그록3 데이터센터입니다. 무려 GPU 20만개가 투입되었습니다. (지디넷코리아에서 인용)


파리 AI서밋, '균열의 서막'


2월, 파리에서는 AI 서밋이 개최되었습니다.  


23년 영국 브레츨리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24년 서울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첫 회의 의제는 ‘안전’이었고, 서울에서는 ‘안전, 혁신, 포용’이었으며, 파리에서는 ‘행동’(ACTION)이라는 의제 하에, 1900년 개최된 파리 만국박람회의 상징적 건물, ‘그랑팔레’(Grand Palais) 아래에 각국 정상들이 모였습니다. 


       

그랑팔레 모습(아이스톡 갤러리 이미지)그랑팔레 모습(아이스톡 갤러리 이미지)


이번 서밋에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노트르담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대성당 화재 이후 신속히 복구작업을 완료한 것에서 영감을 받아 AI혁신에서도 빠르고 체계적인 실행력을 발휘하겠다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문제는 영·미가 서밋에서 발표된 「포용적·지속가능 AI 선언문」에 서명을 거부했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J.D 밴스 부통령은 유럽의 과도한 규제가 혁신을 저해하고, GDPR(개인정보보호법)과 DSA(디지털서비스법)는 ‘권위주의적 검열 도구’라며 날선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영국 역시 첫 회의에서 주도한 안전성 개념과의 괴리, 국가안보에 대한 우려, 규제 중심보다 시장 중심의 발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참여를 거부했습니다. 

      

이로써, AI를 둘러싼 글로벌 표준 경쟁 및 국가간 전략에 대한 견해 차이가 수면 위로 드러났고, AI시대를 맞아 국제적 연대로 가는 지도 위에 균열의 금이 아로새겨졌습니다. 바야흐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각자도생’의 시대로 접어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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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그것이 우리의 실력"


우리는 작년 말 통과된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이 2026년 1월부터 시행됩니다. 


법은 국가AI위원회 설립, 고영향·생성형AI 관련 규제, AI산업 육성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법명에서도 드러나듯, EU와 달리 AI산업 진흥과 신뢰조성에 방점을 둔 기본법입니다. 세부적 내용은 법에서 정한 기본 방향에 따라 하위법령 등으로 구체화 되어 나갈 것입니다. 


최근, 한국 은행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율을 1.5%로, 내년은 1.8%로 전망했습니다.


낮은 수치도 충격이었지만, 덧붙여진 이창용 총재의 “그것이 우리의 실력”이라는 자기성찰의 말이 죽비처럼 어깨를 때렸습니다.


 지난 10년간의 산업구조조정의 실패, 신성장 동력을 키우지 못한 채 종전 수출산업에만 의존해 온 경제현실에 대한 치열한 반성의 언사였습니다. 

        

부디, AI시대를 맞아 혁신과 규제에 대한 글로벌 현황, 각국의 대응전략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국내법의 운영의 묘를 살려가며 우리의 AI 산업 생태계가 신성장동력의 모멘텀이 될 수 있기를 염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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