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이루어지는 건 기적이야.
첫사랑은 이루어질까, 안 이루어질까. 변하지 않는 공식처럼 말하기를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랑이라는 낯선 감정을 안고 시작하는 첫사랑은 그 어떤 사랑보다도 어렵다. 만약 그 사랑이 이루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련한 미련과 함께 애틋함을 남기고 떠난다.
영화 《첫사랑 엔딩》은 그런 학창 시절 첫사랑의 새로운 엔딩을 보여주는 청춘 로맨스물이다. 장하오천의 소설 ‘나의 세상을 완성해 줘’에 수록된 ‘염염상망(念念相忘)’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새로운 고등학교로 전학 온 여학생 ‘쉬녠녠’과 옆자리 남학생 ‘양쓰훠’는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그러다 둘 사이에 작은 오해가 생긴다. 교내 달리기 대회에서 꼼수를 부려 1등으로 도착한 양쓰훠는 이를 선생님에게 들키고 만다. 그는 자신의 부정행위 사실을 알고 있던 쉬녠녠이 선생님께 고자질 한 거라고 생각한다. 이후 그녀를 향한 그의 짓궂은 장난이 시작된다.
하지만 점차 심해지는 그의 장난은 결국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쉬녠녠이 소중하게 여긴 아버지의 선물을 망가뜨린 것이다. 더 이상 유치한 장난에 참을 수 없었던 그녀는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보기 위해 그와 내기를 한다. 그리고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그는 오해를 풀고 그녀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두 사람 사이의 남아있던 앙금이 모두 사라진 뒤 관계도 이전과 달라진다. 쉬녠녠은 양쓰훠의 공부를 도와주면서 둘은 더욱 가까워지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서로에게 조금씩 스며들게 된다. 그녀를 향한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린 양쓰훠는 그녀와 같은 대학에 진학하기로 결심한다.
불쑥 찾아온 첫사랑, 재는 거 하나 없이 그저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시작한 사랑이다. 양쓰훠는 멀어 보이는 그녀에게 닿기 위해 부풀어 오르는 감정을 표현하며 계속 다가간다. 마음이 곧 행동으로 이어지는 그의 투명한 모습에 풋풋함이 흘러넘친다.
하지만 처음이라서 미숙한 감정 표현은 진심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첫사랑에도 시련이 찾아온다. 대학 입시 결과가 두 사람을 가로막는다. 목표한 대학에 합격한 양쓰훠 달리 쉬녠녠은 원하는 대학을 합격하지 못한다. 같은 대학을 갈 수 없게 된 상황에서 그는 합격한 대학을 포기하고 그녀와 같은 대학을 가려고 한다. 그의 모습에 그녀는 화를 내며 말렸고, 결국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이처럼 이별을 맞이한 건 어긋난 진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학기가 끝나갈 무렵, 양쓰훠는 직접 쓴 편지를 쉬녠녠에게 건넸다. 평범한 편지 같은 그 속에는 그녀를 좋아하는 그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를 발견하지 못한 그녀는 그의 속마음을 알 수 없었고, 또 다른 오해와 아쉬움만 남겼다. 만약 그때 그가 직접 그녀에게 진심을 이야기했다면 허무한 이별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각자 다른 대학으로 진학한 두 사람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갔다. 새로운 학교, 새로운 공부, 새로운 친구들, 모두 새로운 것들 속에서 여전히 그대로인 것이 있었다. 서로를 잊지 못한 마음은 아직 마음 한편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 마음이 통한 것일까. 쉬녠녠은 그가 쓴 편지를 다시 읽어 보다 숨겨진 메시지를 발견한다.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그녀는 용기를 내 그에게 연락을 한다. 연락을 받은 양쓰훠는 날아갈 듯 기뻐하며 그렇게 첫사랑의 재회가 이루어진다.
그들이 다시 만난 곳은 산속에 위치한 로켓 발사장이었다. 우주를 좋아해서 우주로 가는 게 꿈인 양쓰훠, 고등학생 때 두 사람이 함께 간 우주 전시회, 그리고 로켓 발사장에서 재회까지. 우주는 둘 사이의 매개체 역할을 했다.
영화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전부 폭발한 별에서 왔다면, 만남 자체가 큰 행운이야.’ 광활한 우주에는 무수한 별들이 존재하듯 이 세상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우주 같은 세상에서 많은 사람들 중 그 사람이라는 별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건 기적 같은 일이다. 그리고 서로가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면 그 자체가 운명이 아닐까. 그런 엄청난 사랑의 시작인 첫사랑을 더욱 운명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우주라는 장치를 설치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로켓이 발사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작품은 막을 내린다. 이 장면은 그들의 사랑이 결실을 맺었다는 걸 암시하는 바이다. 발사한 로켓은 우주에 도달할 것이고, 우주에 도착하면 별을 만날 수 있다. 즉, 멀리 있던 두 사람이 드디어 만나게 되어 아름다운 엔딩을 맞이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첫사랑은 이루어졌다.
※ 본 글은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서 직접 작성한 글입니다.
[원문]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77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