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정은 Oct 27. 2024

새벽별 보며 시장에 나가

가게문을 열고

다시 그 별 보며

얼어붙은 손으로 

커다란 비닐로 물건들을 덮던

어머니의 별을 

그때의 별을

그때의 어머니 나이가 되어버린

지금 내가 바라본다


술에 취해 부르시던

할머니의 트로트 노래 한 자락이

살 길을 찾아 헤매던 아버지의

소주잔에 떨어진 눈물 한 방울이 

부모 역할 하느라 나를 몰아세우고 혼내던

언니의 쏘아붙이던 차가운 눈빛이

모두 별이 되어

지금 내가 바란본다


그 시절 나의 말들은

모두 별이 되어

내 머릿 속엔 없다

희미한 별들을

그저 바라볼 뿐

어린 나의 말들을

가족들의 별들을


가슴 속에 담아둔다

별이 되어 사라진 나의 말들을

되찾으려 한다

안아주려 한다

그 별을 내가 사랑하려 한다

꼬물거리는 내 새끼들은

시리고 아픈 별 말고

따뜻하고 예쁜 별만 간직하라 한다


우리의 말들이 별이 되어 바라볼 수 있음에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마음에 되새긴다


작가의 이전글 배 부른 소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