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 더위 에어컨도 없는
정육 식당 뒷주방 한켠
앉은뱅이 의자에서
오늘도 마늘을 깐다
한 시간 두 시간
목장갑에 진액이 적셔지고
손가락 끝은 따끔따끔
돌아와 살펴보니
뜨끈뜨끈 열이 오른
검푸른 손가락
어찌된 일인가
영문을 몰라 찾아보니
마늘에는 독이 있어
마늘독이 오르면 화상을 입는단다
연고를 바르고 밴드도 붙여주는
남편의 눈물은
내 눈물과 함께 상처에 베어들고
그 눈물로 우리 강아지들 손에도 보호막을 입혀주자
어리둥절 마늘독 오르지 않게
그거면 된다
그럼 되는 거다
마늘 냄새 풍기는
밴드 붙인 내 손은
오늘도 마늘을 까며
매운 행복에 눈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