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전시 소개

'Rapsody' 김수희 작가

Artist Interview

by 넷플연가


물감을 뿌리는 행위는 현재 내가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들이며

그 물감들이 섞여 얼룩이 만들어지는 현상은 나의 미래이고

스며든 얼룩은 나의 과거이기도 하다.

이 행위 속에서 찬란한 이상을 꿈꾸며 그림을 그린다.

후회하지 않도록 한 획 한 획 나의 삶을, 인간들의 삶을 그린다.

그것이 걸작일지 망작일지, 현상일지 본질일지 아무도 모르는 행위를 나는 계속 하고 있다. 왜냐하면 나는 살아있기 때문이다.


- 김수희 작가 작업노트


김수희- 메멘토모리.jpg 메멘토 모리 | 40x40(cm), etching, drypoint, and chine colle


작업에 앞서 어디서 영감을 얻는지 궁금하다.

나의 현실적인 삶이다. 강사일을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어머니와의 관계, 아버지와의 관계 그리고 연인과의 관계에서 느껴졌던 감정들. 그리고 지금 이순간도 모든 것이 나에겐 영감이 된다.



동판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여러 edition을 찍어내지 않는다.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edition은 같은작품을 여러 개 제작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나의 동판화에서 사용하고 있는 주 기법인 chine-colle는 얇은 한지에 찍은 얼룩을 드로잉판과 결합하여 두번 찍어내는 것이다. 얇은 한지에 찍힌 얼룩의 색감은 나의 기분이나, 쓰고 싶은 느낌에 따라 달라 지기 때문에 edition의 의미가 사라지게된다.



변화이미지.png 변화 | 40x45.3(cm), acrylic, ink


얼룩을 만들어내는 행위 자체가 즉흥성에 기반을 두고 있는것 같다.

작가노트에 있는 것 처럼, 내가 뿌리고 있는 이 물감들은 나의 현재 이며 그 물감들이 어우려지고 있는 것은 나의 미래이자, 그 얼룩은 나의 과거이기도 하다.

얼룩을 만들고 있는 순간 순간을 즐기려고 노력한다 .



각 작품마다 이야기가 담겨 있는것 같다.

매일 매일 느껴지는 것들을 일기에 담는다. 그 중 나에게 큰 영감을 주거나 교훈을 주는 것들 ,

아니면 느껴지는 즉흥적인 감정들을 "시"로 담아낸다.

그 후 색을 선택하고, 작업을 진행하는데 얼룩 속에서 이뤄지는 반자동적인 드로잉은

시 내용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한다.



김수희-봄이오는사이 이미지1.jpg 봄이 오는 사이 | 90.9x72.7(cm), mixed media


[봄이 오는 사이]

그 시리고 아픈 겨우내 칼바람이 지나고 봄바람이 불어왔어.
봄이 오는 사이 그 혹독하고 고독한 나날들이 지나고 한 줄기 햇살이 나를 비춰오고 있어.
이 햇살이 간절했기에 잡으려 했지만
어둠의 고독이 익숙해져 버린걸까...
온몸이 어둠의 고리로 묶어져버렸어, 아니
내가 묶어버렸어... 아
햇살아 나를 좀 데리고 가. 그 찬란한 빛줄기 사이로.
내 몸을 데리고 가, 내 영혼도 데려가줘, 너의 곁으로...
나는 움직일 수 없으니, 아니 어둠이 더 좋아져버려서
너의 눈부심이 어색해져버렸으니,

그러니, 제발 두팔 벌려 나를 좀 찾아와줘.
부르르 온몸이 떨릴 수 있게 말이야.



모노톤의 동판화 작 과는 달리 회화 작업은 화려하고 강렬한 색감을 보여준다.

아마 시기적으로 동판화작업을 할당시 많은 고민과 생각으로 사로잡혀 우울함을느낄때여서 모노톤을 사용하였던거 같다. 최근 그린 작업의 경우는 한해 한해 성장한만큼 단단해지려하는 나의 모습을 표면적으로 드러내고 싶었다.



유니콘처럼 환상 속에 존재할 것 같은 형상(캐릭터)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얼룩에 의한 반자동적인 드로잉이다.

사이 작은공백에 일렁이는 형상들을 그려낸다. 평소 내가 생각하고 상상했던 이미지가 아닐까 싶다.


진상의랩소디 이미지.png 잔상의 랩소디 | 116.8x91.0(cm), collage


작업 과정이 궁금하다.

즉흥적이면서도 섬세한 얼룩들을 만들어낸다. 동판화에서는 마블링기법을 이용하기도 하고, 종이작업에서는 아이들이 쓰고 남은 색종이들을 모아 무작위로 붙인다. 최근 회화작업은 스포이드나 컵 등을 이용해 나에게 영감을 주는 음악을 들으며 즉흥적으로 얼룩을 만들어낸다. 그 후 그 얼룩사이 공백들에 집중하며 드로잉을 그려낸다. 하나의 이야기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나도 모르는 이야기가 되기도한다. 어떤 작업은 찰나의 시간속 작은공백에 떠오르는 드로잉을 그려내기도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시나리오를 짜서 그려넣기도 한다.



작업 이외에 요즘 관심 있는 일이 있다면?

하늘에 떠있는 구름, 밤하늘에 드리워진 나무. 계곡 사이에 켜켜히 자리잡고있는 돌들이 재미있는 것 같다 .여행을 다니며 더 많은 세상을 보고 더 많은 영감을 얻고싶다.



김수희-탄생.jpg 탄생 | 40x40(cm), etching, drypoint, and chine colle


특별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을까? 있다면 그 이유도 궁금하다.

이번 아시아프에 출품했던 동판화 작품이자 나의 졸업작품이다. <화려함에 취하더니 그 추악함에 떠나더라> 라는 제목을 가진 이 작품은 나에게 있어 1년이라는 시간을 고뇌하며 나온 작업이고 수많은 밤을 새며 울고 웃었던 추억이 묻어있는 작업이라서 더 애착이간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해나가고 싶은지 작가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성실한 예술인이 되고싶다. 그림도 공부처럼 해야된다고 생각한다. 누구보다도 화가라는 직업에 자부심을가지고있다. 나에게 그런 환경을 더 만들어주고싶다. 그리고 앞으로 사람들에게 감동과 공감을 줄 수있는 인간으로서의 작업을 하고싶다.






김수희 작가님의 작품은 건대 '카페 ho2 2호점'에서 8월 17일 수요일부터 9월 13일 화요일까지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을 직접 보았을 때의 감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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