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a. 강철규 작가

Artist Interview

by 넷플연가
그림6.jpg Foolish guys chacing a dream. Oil on canvas. 162.2x130.3cm. 2015



누군가는 꿈을 좇는 것이라 말하지만, 난꿈을 좇으면서 느끼는 불안감 때문에 그 꿈을 회피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꿈을 좆는 두 사람은 우주와같은 검은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 그들이 좆고 있는 꿈은 낭떠러지를 향하고 있다.

내가 삼은 목표가 있다. 목표를 이루는 것이 꿈이다. 그런데 가끔 내가 하는 노력이 제 길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반짝이는 꿈은 위를 향해 가야하는데 비춰지는 허상을 낚으려는 바보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우리 젊은이들이 현실을 알아 차릴 때가 어쩌면 작품에 보이는 구멍에 빠진 후가 아닐까 싶다.


점점 빨라지고, 자극적이어지는 사회 속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표’를 주제로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난 꽤나 잘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남들보다 더 노력하고, 생각하고 경험했다고 자부했는데, 어느날 문득 잃은 것들을 생각하니 겸손해지는 것이 필수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 역할을 하는 소재가 ‘쉼표’다. 작품에 담은 쉼표는 단순한 쉼의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갖는 쉼은 자신들의 삶에 있어 소중한 것을 찾기 위한 기간이며, 잃어버린 소중한 것을 곱씹기 위한 기간이다.


그림1.jpg Saturday.Oilon canvas. 53.0x33.4cm.2014


작가노트에서 사회가 점점 빨라지고더 자극적인 것을 원한다고 언급했다. 작가는 이러한 흐름에 역류를 타서 거스를만큼의 힘이 없다. 하지만 쉬어 갈 수 있는 의지가 있다. 그래서 자체적인 쉼표를 통해 마냥 달리기만 하는 삶에 이렇게 속삭여 본다.

“좋은 책이 되려면 읽는 독자가 숨을 잘 고르면서 읽어야 해. 그러기 위해선 쉼표가 있어야 하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은 읽기 어려운 문장을 언제 쉬어야 할지도 모른 채 달려가는 삶 같아.”

작가는 이 말을 작품설명처럼 늘 말한다. 좋은 책, 좋은 영화, 좋은 예술은 숨을 잘 쉬게 해주는데에 있지 않을까?


작업과정이 궁금하다.

작업하는 과정은 꽤 복잡하다. 기존에 존재하는 이미지가 아니라 머릿속에서 축적된 이미지를 재구성해서 첫 스케치를 들어가기 때문에 흰 캔버스앞에서 하염없이 앉아 있는다. 작가에겐 흰 캔버스를 바라볼 때 ‘쉼표’의 역할기능을 받는다. 그때에 가장 많이 진솔함, 절실함에 대해 생각하는데 그 와중에 합당하다면 그때부터 완성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들지 않는다. 작품 <Gone girl> 역시, 당시 작가의 쉼표에 해당된 문제가 연애와 관련해 있었는데 이를 곱씹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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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 knew it already. Oilon canvas. 45.5x53.0cm.2015(좌)

Gone girl. Oilon canvas. 53.0x45.5cm.2015(우)



'쉼표’라는 주제를 생각하기에 작품은 다소 어둡고 인물들의 모습은 안쓰럽고 처량해보이기도 하다.

'쉼표'라는 주제가 가진 역량은 매우 넓고 깊다. 쉼표를 다른 말로하면 무엇인가를 깊게 생각 할 수 있는 시간이다. 다소 어두운 작품들은 2015년도 이전 작품들에서 많이 등장하는데 그때까지의 생활에서는 매우 힘들었다. 저렇게 감정을 몰래 토해내야만 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 대놓고 작품안에서 힘들다는 감정을 표현하긴 싫었기에 쓸쓸함이 크다고 보는 게 아닐까 싶다.


작가에게 ‘쉼표’란 어떤 의미인가?

작품을 보는 이에게 역으로 질문을 드리고 싶다. 계속해서 전진하고 취득하는 삶이 과연 행복할까? 작가는 언제나 행복과 꿈을 갈망한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이 중요했었고 앞으로 무엇을 잃지 말아야 하며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는지 매 순간순간 마음에 새겨야 한다. 작가는 이 생각이 단순히 혼자만의 생각과 고민이 아니라고 자부한다. 갖가지의 사람들이 소중한 사람들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싶기도 하고, 일상에서 탈출해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치유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삶이 이를 잘 허락해 줄만큼 녹록치 않다.

작가는 꿈이 있다. 사람들에게 이 중요성을 일깨워줄 예술가들을 양성하고 배출할 기관을 만들어 내는 꿈이다. 정말 누가 들어도 어렵고 앞길이 막막한 꿈이다. 하지만 이들이 많아야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바다에 떠있는 나룻배, 노를 젓고있는 인물, 울고있는 여성의 발 아래 고인 물, 물에 비쳐진 것 같은 주저 않은 남성의 뒷모습 등. ‘물’이라는 소재가 많이 드러난다.

작품 속 인물들이 접하고 있는 물의 성격은 매 작품마다 다르다. 노를 젓고 가는 이들에게 있어 물은 역류와 순류와 알 수 없는 조류가 가득한 세상이며, 작품 속 인물이 물에 잠기는 경우는 그때의 분위기와 상황에 빠져들어 있음을, 여성이 발을 담근 물은 슬픔이 함께 녹아내려 가는 것임을.. 등등 여러가지를 의미하는 큰자연물이다. 작가에게 물 혹은 늪이 가진 의미를 알아내는 것보다 오히려 자연이 작가에게 미치는 영향이란 질문이 더 진솔하다. 작업을 하는 동안에는 작가가, 그 후에 관객에게 “쉼표”의 주제로 영향받을 때 '자연속에서 쉬었으면...'하는 마음에 자연이 등장한다. 다만 작가는 모든 그림이 자연의 아름다운 면만을 드러내고 싶지 않다. 오히려 자연 속에서 더 큰 경외심을 느껴보기도 하고, 그후의 아름다운 경치로 보상받기도 하기를 바란다. 사람들이 하루에 자연이 주는 소리를 듣는 시간이 점점 없어져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림5.jpg Refuge. Oil on canvas. 160.2x130.3cm. 2015


현재 작가의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목표는 아주 뚜렷하다. 복합예술기관을 설립하는 목표이다. 입시로 인해 편중화된 전공으로 몰리고 개인의 개성이 무너지고, 예술에 경제력을 더 요구하는 시대이다. 돈이 있고 없고를 떠나 제대로 된 예술가들을 양성하고 경제적 문제로 인해 잠시 예술활동을 쉬고 있는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공간을 설립한다. 그러기 위해선 작가 스스로 커리어에 대해 인정을 받아야 하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재단 설립, 행정, 회계 등등 많은 분야별 전문가가 구성되어야 한다. 이렇듯 이런 목표는 작가가 돈 없이 예술을 해오면서 받아온 수많은 지인들, 선생님, 선후배들, 그리고 작품을 사랑해주는 이들에게 받은 것에 대해 해야할 책임감이고 감사함이다. 작가도 이들의 후원에 힘입어 다른 곤란한 처지의 이들에게 꿈을 잡을 수 있게 기반을 마련해주는 일을 할 것이다.


앞으로 어떤 작품활동을 하고 싶은지 궁금하다.

진솔하고 절실함을 담아내는 작품을 계속 만들어내는 일. 그리고 이를 통해 끊임없이 관객과 소통하고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는 작품활동을 하고 싶다.




강철규 작가님의 작품은 합정 '문화복합공간 BBOX'에서 4월 6일 수요일부터 5월 3일 화요일까지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은 직접 보았을 때의 감동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