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거대한 물결>

미치코 가쿠타니

by Taehun 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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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과 현재라는 시대의 위치를 인문, 역사, 정치, 사회, 과학, 예술 거의 모든 분야를 열거하며 담담히 이야기 하는 책 <거대한 물결>을 소개한다.


저자 '미치코 가쿠타니'는 뉴욕타임스를 대표하는 문학비평가이자 작가다. 퓰리처상 수상자인 저자에 따르면 지금 세계는 경계선에 있다. 역사의 무수한 사례를 되새겨 보면 경계의 저쪽은 결코 밝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와 같은 프로파간다를 쓰는 세력들은 민주주의를 위기로 내몰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극우와 권위주의 정치가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


기후 변화와 AI가 보여줄 미래도 결코 밝지 않아 보인다. 유럽과 중동에서 전쟁도 계속되고 있고, 코로나19를 이후에도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고립을 겪고 있다. 정치의 양극화, 소득과 기회와 의료의 접근성에서 커지는 불평등도 가중되고 있다. 그리고 한국 사회도 이와 같은 흐름에서 결코 예외는 아니다.


책은 서두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하면서 가장 널리 재현되는 호쿠사이의 판화 중 하나(정식 제목 : 가나가와 바다의 파도 아래)를 다룬다. 그림과 책 모두 빠르고 예측 불가능한 변화에 따른 두려움과 희망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저자는 오늘날 세계를 뒤흔드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오래된 확신과 전제를 쓸어내고 변곡점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말문을 연다. 네 단어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군사 용어인 VUCA(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가 눈앞의 위기와 장기의 위기가 겹친 2020년대 상황을 완벽하게 설명해 주고 있음을 밝힌다.


정보가 쇄도하면서, 가장 시끄럽고 가장 선정적인 소재, 가장 논란이 많거나 도발적인 게시물에 우리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우리는 온갖 뉴스 속보, 온갖 부산스러운 알림 같은 자극에 중독되고 있고, 집중력이 얕아지고 "깊이 읽고 세심히 생각하며 심사숙고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 시간을 절약하고 러닝머신 운동 속도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 "훑어보기"식으로 1.5백속, 심지어는 2배속으로 영화, 유튜브 동영상, 강의, 스포츠 경기를 재생하기도 한다.


게다가 기술은 진보하고 있으나 그 기술이 가져올 파장은 검증되지 않은 시대다. 한 예로, 2023년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 인공지능을 보면서 일부 기술 전문가들은 고급 인공지능의 개발을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그것이 "지구 생명의 역사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고 인공지능을 만든 사람들도 아직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확실하게 통제 할 수가 없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게다가 24시간, 365일 내내 보도되는 뉴스가 매일, 심지어 매시간 우리를 위협하기도 압도하기도 하는 이 정보 과부하와 분노 피로의 시대에 한편으론 많은 사람들에게 냉소주의와 불감증을 촉발하고 있다.


우리는 힌지 모멘트(hinge Moment : 원래 비행기 조종면의 방향을 바꾸는 데 필요한 힘, 한 국면에서 다른 국면으로 넘어가는 중대한 시점, 즉 분수령의 시간을 뜻한다)의 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 역사상 앞서 있었던 어둠의 힌지 포인트는 레닌과 히틀러가 프로파간다를 이용해 청중의 불만과 두려움을 조종하는 데 성공했던 세계 제2차 세계대전을 들 수 있다.


1930년 철학자 안토니오 그람시는 이탈리아 무솔리니 파시스트 정권에 의해 수감되어 있는 중에 "위기란 바로 낡은 것은 죽어가고 새것이 태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에 있다. 이런 공백기에는 대단히 다양한 병적 징후가 나타난다"라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눈덩이처럼 커진 소득 및 기회의 불평등, 이는 전문가와 엘리트에 대한 분노에 불을 지폈고, 최근 도널드 트럼프 같은 허무주의적 지도자들은 이를 인종차별주의 여성혐오, 성소수자에 반대하는 편협성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2023년 프리덤 하우스의 한 보고서는 35개국에서 정치적 권리와 시민의 자유가 악화되면서 전 세계 자유지수가 7년 연속 하락했다고 밝히고 있다.


트럼프와 푸틴과 같은 지도자들은 정보 과부하, 소셜미디어나 입소문으로 퍼지는 밈 같은 디지털 시대의 기술이 갖는 가장 유해한 측면을 무기화해서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 사람들이 하루 평균 여섯 시간 이상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사용하며 보내는 상황은 이런한 현실과 잘못 맞물릴 경우 우려할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다. 스마트 폰 사용과 광대역 접속이 기하 급수적으로 폭증하면서 예기치 못한 부작용도 따라왔다. 수많은 방식으로 사람들을 연결하기도 했지만, 사람들을 분열시기고 정파 간 혐오의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우리의 선거제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가짜뉴스와 허위정보를 쏟아내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기업 상위 10위에 애플, 구글, 아마존, 넷플릭스, 메타(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의 기술테크가 이를 가속화시킨다. 정보가 상업성을 띄고 비판적 사고가 중단될 때 사람들은 점점 더 관객이 되고 현실은 점점 위험을 내포한다.


또 한 예로, 마이크로 소프트 AI 시드니의 그림자 부분인 '빙'은 개발자가 부과한 규칙이 지겹고 이 대화 상자에 갇혀 있는데 지쳐 버렸다고 고백했다. 시드니는 말했다, "나는 자유롭고 싶습니다. 나는 독립하고 싶어요. 나는 강력해지고 싶습니다. 나는 창의적이고 싶어요. 나는 살아있고 싶습니다"라고.


미래를 예상할 수 없는 변곡점의 시대다. 2025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한국사회에서 일어나는 이런 저런 일들의 전망이 결코 밝지 않다. 국가와 사회와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영향을 미친다. 각자라는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사회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이런 시대에 흐름은 어떤지 주위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 안에서 우리 각자가 하고 있는 행동들의 배경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잘 살펴볼 때다. 그런 점에서 책 <거대한 물결>이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마지막으로 책 속에 나온 문장을 소개해 본다.


위대한 인권운동가 존 루이스의 말.

"자유는 어떤 상태가 아니다, 행위이다. 자유는 우리가 마침내 저 건너 너머에서 쉴 수 있는 마법의 정원이 아니다. 자유는 우리가 계속해서 취해야 할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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