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좌표

by 긴기다림

좋은 관계라고 해도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좋은 관계라고 어떤 일이든 언제나 다 이해되거나 좋은 의미로 해석되지도 않습니다. 가족, 친한 친구의 관계도 크고 작은 굴곡이 있습니다.


친구가 어떤 행동을 하기 바라는데, 그렇게 하면 본인에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 같은데, 이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순간 부정적인 감정이 생깁니다. ‘저 친구는 왜 자신에게 손해 되는 일을 계속 하지’라는 마음이 불쑥 고개를 내밉니다. 마음에서 올라오는 생각은 혼잣말로 형체를 드러냅니다. 외형을 갖춘 말은 사람을 만나면 더 화려한 모습으로 다른 사람에게 옮겨집니다.


감정이 생각으로 형태를 갖추고 혼잣말로 형식을 갖추면 다른 사람으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화려한 옷을 입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친 말은 사람에게 영향을 줍니다. 말의 주인공들에게 모두 영향을 줍니다. 말의 주인공, 말을 한 사람, 말을 듣는 사람에게 말입니다. 부정적인 말이 말과 관계된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차치하고 그 말이 나오는 순간의 감정 좌표를 생각해 봤습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 스스로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하면 순간 부정적인 감정이 생깁니다. 감정의 조각이 서로를 끌어당기게 되고 이내 감정은 더 커집니다. 커진 감정은 안 좋은 생각을 부르고 생각은 말을 부릅니다. 이러한 흐름에서 처음의 감정은 마이너스의 위치에 있습니다.


상대의 좋지 않은 행동에 대한 감정의 출발 위치는 부정적인 마음의 영역입니다. 마이너스 또는 부정적인 마음의 영역에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달라집니다. 안 좋은 감정에서 출발한 마음은 시간이 지나면 ‘요즘 상황이 안 좋은가 보네’, ‘다시 제 자리를 찾을 거야’, ‘다양한 경험을 통해 결국은 원하는 자리로 돌아가겠지’ 하는 마음이 따릅니다. 이러한 마음은 상대를 다시 평온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합니다.


좋은 관계의 대상이라고 해도 언제나 좋은 행동을 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은 불안정과 안정을 오고 가는 운명인지 모릅니다. 나도, 너도, 세상의 모든 지혜로운 사람도 피해 갈 수 없을지 모릅니다.


아끼는 사람이 늘 평온한 길을 갔으면 하지만 그렇지 않은 길을 가는 것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때의 감정 좌표를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처음 좌표는 마이너스, 부정적인 영역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 부정적인 감정은 가라앉고 상대에 대한 긍정의 마음이 스민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친구도, 동료도, 가족도 언제나 옳은 행동을 할 수는 없지만 언제나 그른 행동을 하지도 않습니다. 그른 행동은 옳은 행동으로 가는 길목이고 옳은 행동은 자신을 성장시키는 길입니다. 우리의 감정은 그른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감정이 그렇게 작동하는 것을 완전히 고칠 수는 없지만 기다림으로 좋은 마음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관계는 좋고 나쁨으로 나뉘지 않습니다. 관계는 나쁜 감정이 지나는 것을 기다릴 수 있는지의 여부로 결정됩니다. 불쑥 고개 드는 나쁜 감정이 보이면 ‘조금 지나지 않아 좋은 마음이 오겠구나’ 하는 생각을 잊지 않기 위해 오늘도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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