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스코에서 마추픽추로 가는 길은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기차. 둘째, 버스와 트레킹 (걷기) 혼합. 기차는 너무 비싸다. 저렴한 방법은 두 번째 방법이다. 하지만 이 두 번째 방법도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나뉜다. 하나는 여행사를 통해서 가는 방법. 다른 하나는 본인이 직접 가는 방법. 여행사를 통해서 가면 편하다. 모든 것을 여행사에서 대신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이 조금 더 비싸진다. 나는 스스로 알아서 가기로 하였다.
두 번째 방법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은 오야이땀보 (Ollantaytambo)에 가야 한다. 그곳에서 마추픽추 근처 도시인 아구아스칼리엔테스 (Aguas Calientes)로 바로 가는 기차 편도 있다. 나는 다른 방법으로 가므로 버스를 타고 가야 했다. 오야이땀보에서 숙박을 하였다. 그곳 주인이 마추픽추 근처까지 가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6시간 - 8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산타 마리아 (Santa Maria)라는 동네 근처에 내려주었다. 그곳에서 다시 콜렉티브 택시 (collective taxi, 사람이 차면 떠나는 택시)를 타고 깊숙이 들어갔다.
산을 타고 이리저리 달렸다. 창문 밖을 보니 바로 낭떠러지였다. 왜 내가 거기에 탔는지 알게 되었다. 현지인들은 택시를 자주 이용하니, 어디가 상석인지 잘 알 것이다. 그곳에서 사고로 죽는 사람이 많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는 잘 깔린 포장도로를 달렸다면, 이제는 산의 모퉁이를 길로 만든 흙길을 차로 가야 했다. 역시 싼 게 비지떡이라더니, 관광객들이 비싼 돈 내고 기차를 타고 가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3시간 정도 지나니, 산타 테레사 (Santa Teresa)라는 마을에 도착을 하였다. 그곳에서 자고 다음날 아침에 가려고 했다. 마추픽추 가려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으므로, 콜렉티브 택시 드라이버가 수지가 맞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시간도 오후로 이른 시간이 아니었다. 해가 서서히 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차에, 한 드라이버가 가겠다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혼자서 택시를 타고 마추픽추 근처 트레킹 하는 장소에 도착하였다. 도착한 곳에서 마추픽추 근처 마을인 아구아스칼리엔테스까지 2시간 정도 걸어야 하기 때문에 조금 걱정이 됐다. 어두컴컴해서 길을 걸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어두워도 괜찮은지 드라이버에게 물어보았다. 그는 문제없다고 하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돈 벌려고 두리뭉실 대답을 했던 것 같다. 나는 그렇게 그 드라이버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늦은 시간에도 트래킹을 하기로 결심을 하였다. 그리고 택시에 올라탔다.
이번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어느 철도가 놓인 곳에 나를 내려주었다. 그곳에서부터 나는 2시간 정도 마추픽추 근처의 마을까지 걸어가야 했다. 손전등을 켜야 앞이 보일 정도로 어두웠다. 그래도 길이 생각보다는 나쁘지는 않아 보였다. 철로길을 따라서 쭈욱 가면 되었다. 처음에 직진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다가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야 했다. 그리고 그다음부터는 계속해서 직진으로 이동하였다.
문제는, 한 다리를 만나면서부터였다. 철도 다리였다. 그런데 이 다리는 강물 위에 위치해 있었다. 어두컴컴한 강물을 달랑 철도길에 의지해 건너야 했다. 어두웠지만 강물이 강하게 흐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에 빠지면 바로 즉사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다시 돼돌아가는 것도 일이었다. 모험을 단행하기로 하였다.
다리의 길이는 100미터는 더 되는 것처럼 보였다. 다리를 내딛을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이었다. 하나의 나무판자 사이로 다음 나무판자까지 갭이 있었다. 갭 (공간)이 30cm 정도는 되었을 것이다. 그 갭에 빠지면 알짜 없이 강렬히 떠 내려오는 강물에 휩쓸리게 될 것이 분명해 보였다. 나는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며 한 발 한발 내디뎠다. 최대한 정신을 바짝 차렸다. 예전에 절벽 앞에서 걷기 명상을 하면서 공포심을 관찰하는 훈련을 한 적이 있었다. 이번에도 비슷하게 공포심이 생길 때마다 알아차림을 하면서 걸어 나아갔다. 그리고 결국 다리를 건널 수 있었다. 걷고 걷고 걸어 드디어 힘겹게 마을에 도착을 하게 되었다.
마추픽추를 방문하고 며칠 지나서 다시 그 동일한 길을 걸어 되돌아왔다. 차이라면 이번에는 대낮에 그 길을 걸었다는 것이다. 또다시 그 공포의 철도 다리에 마주쳤다. 또 어떻게 이곳을 걸어 갈지 망설였던 것 같다.
그런데 놀라운 점을 알게 되었다!
그 중간중간 갭이 있는 철도 길을 걸어가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왼쪽 편에 보행자를 위한 길이 따로 있었다. 그러나, 나는 어두워 그 보행자 길이 있는지 조다 몰랐던 것이다. 그렇게 나는 매우 위험한 모험을 감행한 것이었다.
그 길은 평평하게 중간중간 갭이 있지 않아 편안하게 철도 다리를 무사히 건너갈 수 있었다. 제대로 알았더라면 그렇게 위험한 모험을 하지 않았어도 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