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2달러

애민 1조. 후생(厚生).

by 구현

"시간당 2달러입니다."


소피아, 35세.

베네수엘라.


경제 위기.


일자리를 찾았다.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일.


아마존 Mechanical Turk.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 라벨링 작업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화면 속 설명이 친절했다.


소피아가 받은 첫 작업.


"사진 속에서 신호등을 모두 찾으시오."

"보행자를 박스로 표시하시오."

"이 이미지에 고양이가 있습니까?"


클릭.

클릭.

클릭.


우리가 인터넷에 접속할 때

무심코 눌렀던 그 화면.


소피아에게는

생존을 위한 노동이었다.


100개 완료.

보수: 20센트.


"다음 작업을 받으시겠습니까?"


소피아는 계속했다.


하루 12시간.

한 달 30일.

끊임없이 클릭했다.


한 달 후.


수입: 200달러.

시간당 약 1.6달러.


소피아만이 아니었다.


전 세계 수십만 명이

Mechanical Turk에서 일했다.


인도.

필리핀.

아프리카.

남미.


모두 같은 일을 했다.

AI를 가르치는 일.


유령 노동(Ghost Work).


AI 뒤에 숨겨진 인간의 존재가

지워진 노동.


그들의 노동으로 AI는 학습했다.


이미지 인식.

자연어 처리.

음성 인식.


AI는 똑똑해졌다.


아마존은 이 데이터로

수십억 달러 가치의 AI 서비스를 만들었다.


그런데.


노동자 임금은

전체 비용의 1~2%에 불과했다.


조금만 올려도

기업 수익에는 큰 타격이 없었다.


하지만 소피아의 삶은

극적으로 달라질 수 있었다.


왜 올리지 않았을까?


가격 경쟁.

투자자 압박.

단기 수익률.


플랫폼은 노동자를

교체 가능한 부품으로 보았다.


"당신은 독립 계약자입니다."


고용 보험 없음.

병가 없음.

퇴직금 없음.


AI 시대, 데이터가 자본이다.


그 데이터를 만드는 건

소피아였다.


하지만 자본의 주인은

플랫폼이었다.


아이러니는 또 있었다.


데이터 품질이 AI 성능을 결정한다.


노동자가 충분히 대우받을수록

데이터 품질은 올라가고

AI 성능도 좋아진다.


정당한 임금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였다.


하지만 플랫폼은

단기 수익만 보았다.



厚生之術, 在於勸農

후생지술, 재어권농


"삶을 풍요롭게 하는 방법은

농사를 권장하는 데 있다."


후생(厚生).

백성의 삶을 넉넉하게 하는 것.


정약용 시대에

'농사'는 생산력의 근본이었다.


AI 시대에는

데이터 노동이 생산력의 근본이다.



정약용은 강조했다.


凡有興利, 毋爲沮格

범유흥리, 무위저격


"무릇 이로운 일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

막거나 방해하지 말라."



AI 플랫폼은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했다.


"누구나 일할 수 있습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일자리는

생계를 보장하지 못했다.


소피아의 한 달 수입 200달러.


AI는 그녀의 노동으로

수백만 달러 가치를 만들었다.


플랫폼은 막대한 수익을 거두었다.


소피아는 하루 12시간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凡是害民, 悉宜禁止

범시해민, 실의금지


"무릇 백성에게 해가 되는 일은

모두 마땅히 금지해야 한다."



후생의 마지노선.


아무리 효율이나 이익을 추구하더라도,

백성의 삶의 질에 명백한 해가 되는 행위는

철저히 막아야 한다.


AI가 백성의 재산을 넉넉하게 하기는커녕,

착취적 저임금으로 생업을 방해했다.


AI 목민관의 책임.


기술 발전을 위해 노동이 필요하다면,

그 노동이 생계를 보장하고

인간다운 삶을 가능하게 할

책임을 져야 한다.



2020년대.


일부 플랫폼들이

변화를 시작했다.


최저 임금 보장.

투명한 보수 체계.

노동자 권리 인정.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소피아들은

시간당 2달러로

AI를 가르치고 있다.



정약용은 AI 목민관에게 묻는다.


"당신의 플랫폼은

백성의 삶을 넉넉하게 하는가,


아니면

전체 비용의 1%도 안 되는

노동자 임금을 줄여

사사로운 이익을 극대화하는가?"





[내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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