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더리스 사이트; Border-less.site’라는 이름 아래, 정림건축문화재단과 문화역서울 284가 깊은 성찰과 섬세한 시선으로 빚어낸 지역 연구 기반의 전시 프로젝트가 우리 곁을 찾아왔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복잡다단한 현대 사회를 통찰하는 여정을 담고 있는 듯합니다. DMZ와 개성공단이라는 민족의 아픈 경계를 탐구했던 이전의 깊이 있는 연구들을 잇는 세 번째 이야기인 이 전시는, 인류가 전례 없는 팬데믹의 그림자 속에서 고립과 단절을 경험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 낯설지만 사유할 가치가 충분한 신의주와 단둥의 접경 지역이 품고 있는 미묘한 감정선과 물리적 경계들을 섬세하게 조명하고 있네요. 무려 열여덟 명의 예술가들이 한데 모여, 경계가 지닌 모호함과 그 경계를 넘나드는 ‘월경(越境)’의 본질적인 의미를 각자의 언어로 풀어내었습니다. 그들의 시선은 회화의 섬세한 붓질에서부터 가상현실(VR)이 선사하는 새로운 차원의 몰입감, 그리고 생동하는 퍼포먼스와 공간을 재해석하는 설치미술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채로운 매체를 통해 자유롭게 흐르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표현 방식을 통해 관객들은 보이지 않는 선들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고민해볼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