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에 부추전
좌충우돌 우리들 이야기(정신장애 공동생활가정)
정신재활시설 중 공동생활가정은 정신질환으로 가족이 돌볼 수 없는 경우나 혼자서 생활할 수 없는 경우에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공동생활 가정이다. 또한 자립을 위한 중간 단계시설로서 최소 3명 많게는 4명이 함께 생활한다.
소박하지만 그들의 일상을 나누며 정신장애인의 이해와 시설의 편견을 해소하고자 글쓰기에 영 자신이 없는 나는 큰 용기를 내어본다. 우리 공동생활가정은 미영 씨, 유진 씨, 다혜 씨가 산다.
날씨가 편치 않다. 비가 갑자기 쏟아지고 천둥이 친다. 외출하기 힘든 하루이다.
텃밭에서 가져온 부추를 가지고 부추전을 해 먹기로 했다.
풀과 함께 자란 부추를 골라내기가 여간 힘들었다. 씻기는 다혜 씨가 해주기로 했다.
씻어서 반은 추어탕에 넣기 위해 냉동고에 넣었다.
어제 장을 보았지만, 부침가루를 사는 것을 잊어버려 아침에 부랴부랴 장을 보았다. 미영 씨는 기름으로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 너무 많은 양의 기름을 넣어 요리가 완성된 후 닦아내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몸에 그다지 좋지 않으니, 기름을 최소한 사용하도록 당부하였다. 지금은 적당량의 기름을 사용하여 요리를 한다.
옆에서 유진 씨가 도움을 준다. 부추를 냉장고에서 가져와 미영 씨가 적당량의 물을 부어 계란, 밀가루와 섞는다. 반죽이 많이 되다. 물을 조금 더 넣었다. 굽는 것은 전적으로 미영 씨가 도맡아 했다. 보조는 유진 씨가, 뒷 설거지는 다혜 씨가 도와주었다.
부추전을 한 사람 앞에 두장 씩 먹도록 부쳤다. 그런데 생각보다 양이 작았다. 부침가루양이 6인분 정도의 양이다. '중간에 부치면서 먹었구나'라고 생각했다.
여하튼 우리는 맛있게 먹었다. 미영 씨는 걷기 운동 중에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며 수제비를 만들어 라면에 넣어 먹으려고 밀가루를 남겼다고 이실직고 한다. 참 그녀는 밀가루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