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때문에 먹고살지 않나요?"
정신장애인 공동생활가정
정신재활시설 장신장애인 이용시설에 근무하면서 잊히지 않은 한 회원이 있다.
30대 후반의 남자이댜.
뭐 때문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직원들에 대한 불만이 있었을 것이다.
어느 날 직원들을 향해서 항의라도 하듯 "우리 때문에 먹고살지 않나요"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우리는 그들 때문에 먹고 산다. 나는 그에 대한 응답으로 " 우리가 있기 때문에 당신도 오지 않을까요?"라며 친절하지 않은 말투로 응답했다.
10년이 흐른 지금, 불교공부하면서 그 질문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게 된다.
대학을 졸업해서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취업을 해서 일을 한 대가로 월급을 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거기에는 그들에 대한 감사함이 없었다.
불교의 연기법 즉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
어떤 것이 좋고, 나쁨을 말할 수 없으며 다만 시절 인연에 따라 아픈 사람과 아프지 않은 사람이 있을 뿐이다.
건강한 사람, 건강하지 않은 사람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상황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
우리 모두의 삶 자체가 보시(남에게 베풂)라고 한다.
예를 들어 병원에 가면 친절하지 못한 권위적인 이를 만날 때도 있다. 우리 자체도 전문가한테 위축이 된다.
아픈 환자가 있기에 먹고 산다. 고치는 이가 있기에 치료받으러 간다. 그 이치를 안다면 우월감도 열등감도 가질 필요가 없다.
즉 연기법(緣起法)을 안다면 귄위적이거나 위축될 필요가 없다.
그는 당당했다. 정신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한치도 위축되지 않았다.
이제는 그의 소식을 알 길은 없지만 꿋꿋이 잘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