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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야 Aug 02. 2023

사회복지시설 평가

정신장애인 공동생활가정

정신재활시설 중 공동생활가정은 정신질환으로 가족이 돌볼 수 없는 경우나 혼자서 생활할 수 없는 경우에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공동생활 가정이다. 또한 자립을 위한 중간 단계시설로서 최소 3명 많게는 4명이 함께 생활한다.                          


소박하지만 그들의 일상을 나누며 정신장애인의 이해와 시설의 편견을 해소하고자 글쓰기에 영 자신이 없는 나는 큰 용기를 내어본다. 우리 공동생활가정은 미영 씨, 유진 씨, 다혜 씨가 산다.               


사회복지시설 평가가 7월 이루어졌다.     

3년 주기로 시행되는 시설평가로 평가결과에 따라 보조금이 중단될 수 있기에 준비를 소홀히 할 수 없다. 평가 1년 전부터 평가지표에 맞게 준비하고 확인하는 작업을 한다.            


종사자가 1인 시설에서 행정, 회계 프로그램, 약물 관리, 상담 등을 해나가는데 많은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하다. 그에 맞게 평가를 항목별, 시설환경 및 운영, 이용자의 권리, 프로그램 및 서비스, 시설운영 전반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 거기다 시설장의 시설운영의 전반적 수준확인을 위한 인터뷰도 엄청 부담을 갖게 한다.           

평가 항목으로 환경의 쾌적성, 청결을 보기 때문에 3주 전부터 미진한 청소 부분을 신경 써야 한다.


소파, 가스레인지, 조리대의 타일, 환풍기, 휴지통 등 각자의 역할을 맡았다.

미영 씨는 짜증을 낸다. 내가 더럽히지 않았는데 왜 내가 하냐며 저항을 한다.  다혜 씨는 뒷 베란다를 쓸어낸 후 황급히 방으로 들어간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지만,  다행히 유진 씨가 협조적이어서 함께 했다.     


행동은 매우 느리지만 천천히 소파에 먼지, 과자부스러기 등을 닦아냈다.

최근 기록되지 못했던 외출대장, 출근부 등에 사인을 미영 씨, 유지 씨에게 요청했다.               

환풍기에 바깥쪽에 찌든 기름기가 잘 지워지지 않는다.

물, 세제, 베이킹 희석해 닦아내니 깨끗해졌다. 조리대 주변이 매우 환해 보인다.

미영 씨는 미안했는지, 소파에서 일어나 이불을 걷어내고 소파 밑에 먼지와 머리카락을 청소기로 제거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할 일은 많고 몸은 하나이니 평가에 대한 조바심으로 회원들을 밀어붙인 것은 아닌지 되돌아본다.


평가위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준비는 아닌지 과정에 의미를 둬야 하는데, 평상시에 우리 모습을 보이면 되는데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었다. 인정받아야 하는 강한 욕구를 가진 나를 발견한다.


평가는 무리 없이 끝났다. 직장에 출근한 미영 씨와 유진 씨의 퇴근 시간에 맞춰

외식을 했다.                     


모두가 수고했다.                     


추어탕을 먹고 싶다며 미영 씨가 말을 한다.

맛있게 추어탕을 먹었다. 그러나 미영 씨는 양이 적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깨끗해진 집안, 평상시 이런 모습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단 서로가 기분 좋은 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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