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엄마께

새해를 맞이하며 쓰는 편지

by 임설

엄마 안녕하세요? 오늘은 2024년 1월 1일이에요. 서울은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어요.

오늘은 처음으로 언니가 전주에서 서울로 올라와서 새해를 함께 맞이하게 되었어요.

이모가 아침에 맛있는 떡국도 해주시고 낮에는 청계천도 걷다가 광장시장에서 맛있는 빈대떡도 먹었어요. 엄마한테 정말 오랜만에 편지를 쓰는 것 같아요.

이러면 안 되는 것 알지만 몸과 마음이 지칠 때 엄마가 더 많이 생각나는 것 같아요.


한 살씩 나이를 먹을수록 지금 이 순간 엄마와 함께였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요즘 이런저런 걱정들이 많아요. 엄마가 곁에서 지켜봐 줘서 아실 수도 있지만 언니가 귀가 많이 안 좋아진 것 같아요. 어린 나이에 불편한 보청기를 양쪽귀에 모두 착용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안 좋아요. 가끔 가까이서 하는 이야기도 잘 알아듣지 못할 때는 정말 답답하기도 하고 이러다가 나중엔 언니와 대화하기가 힘들어질까 봐 걱정도 됩니다. 언니는 올해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바리스타 자격증도 따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어요. 제가 바라는 건 건강 때문에 발목을 잡지 않고 언니가 계속 꿈꾸고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언니뿐만 아니라 저도 지금 많은 고민을 하고 있어요. 이제 2년째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이 길이 맞는지 몇 번이고 되물음 하며 버티고 있어요. 대기업으로 이직하고 취업하는 친구들 볼 때마다 괜스레 마음이 조급해지는 것도 사실이고 이직도 생각만큼 쉽지 않아 자책하기도 해요. 그래도 부족한 부분을 최대한 메꾸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다만, 제가 하고 있는 방향에 확신이 들지 않아 자신이 없습니다. 제가 좌절하지 않고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용기와 힘을 주세요.


세상은 불공평하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가끔은 너무 행복한 가정을 보면 부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때론 저희 곁에 이모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혼자 생각하기도 해요. 아마 보육원에서 자랐을 수도 있는 저희를 이모가 받아줬기에 보잘것없는 제 삶에 욕심도 내면서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보호받은 게 이모와 이모부 덕분인 걸 너무 잘 알기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엄마, 아빠한테 못해주는 부분들 나중에 이모, 이모부께 보답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세요.


그리고 제가 4년 동안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가 있어요. 부족한 저를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 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아직까지 저의 가정환경에 대해 말하지 못한 게 마음이 무겁지만 선뜻 말하기가 정말 쉽지 않네요.

아무 생각 없이 사랑하기도 시간이 없는데 가끔은 저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어 실망하진 않을까 걱정도 돼요.


이런저런 마음 쓰이는 일들로 힘들었던 2023년도 이제 지나가네요.

제가 편지를 쓰지 않아도 엄마는 제 마음을 다 알고 계실까요? 엄마가 저희 곁에 없으실 수도 있지만 저희 가족들을 항상 보살펴줄 거라고 믿고 있을래요. 어쩔 수 없는 이별이었지만 이별이 끝은 아닐 거예요. 엄마가 떠나시고 1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제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엄마 덕분이에요. 엄마가 저와 언니를 보며 더 이상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떠나실 때 남겨진 어린 두 딸이 걱정스러웠겠지만 이제는 행복을 주고 싶어요. 엄마, 아빠께 자랑스러운 딸이 되기 위해서 언니랑 가족들 잘 챙길게요! 무엇보다 제가 행복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2024년도에는 슬픔보단 행복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해 주세요. 매번 느끼는 거지만 속이 답답할 때 엄마한테 편지를 쓰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아요.

오랜만에 불러보는 이름이지만 엄마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