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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어느날 빈깡통을 차고 있는 나를 보면서

by 전진식

허수아비


전진식

나 닮은 네가

겨울벌판

바람을 날리며 멀쭝히 서 있다


밀짚모자가 날리고

소맷자락도 찢긴 채

일거러진 깡통마져 덜렁거리고


참새가 허수아비의 머리 위에 앉아

껄껄거린다


알고 있잖아

나는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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