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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효 Apr 02. 2022

봄날에

봄날에

                  청정김병효


노을이 밀고 온 사월, 꽃향기 가득하다

점점 선명해지는 몽우리의

질량만큼이나

텅 빈 허공에 때론 여리고 수줍게

때론 짙게

온 힘으로 밀어내어 봄이 환하다

풍경 속 낭창낭창 걸어오는 봄의 소리

팔 벌려 착 감겨오는 햇살 한 줌

초연히 꽃물 들인 비밀의 순간

우리는 그 깊은 수렁 속으로 흥건히 빠져든다

갈증의 분홍빛 늪

엷게 뿜어낸 숨결 속으로 봄을 뒤적인다

발병 날 그 사랑도 없는데

지천에는 꽃만 피고 지는

지르밟고 지르밟아도

점점이 붉어지는 사월의 병



https://youtu.be/2D5cmNyd0R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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