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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효 Feb 22. 2022

납작한 침묵

납작한 고독


                         청정 김병효


차고 시린 허공이 종말처럼

춥다


어디쯤,

파리하게 떨던 새하얀 명태는 감정조차 숨죽이고 신음을 삼킨다


움츠린 발자국들

스스로 입술을 봉인한 채 혼자 걷는 굴곡진 골목길 위에서

야윈 계절은 싸늘하게 낮게 낡아간다


발효되지 못한 시간은 처마 끝 풍경소리처럼

제 몸 두드리며 몸살을 앓는다


살아가는 것이

몇 겹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야 하는 아찔한 공허 같아서


우리는 어쩌면 그 거리 풍경風景속에서 나팔꽃인 양 그대 어깨에 기대며 살아가지


더 절박한 우리라는 질문들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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