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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효 Jun 17. 2022

인동초


인동초


                    청정 김병효


파리한 세월의 뒷모습이

또 한 번 업보처럼 지나


저 고요 속 새벽은 영혼을 잠재우듯

슬픔도 연민도 마른 뼛속에 젖어 들고


한낮 우는 산 꿩 소리가

메마른 허공처럼 뜨거워


그렇게 여러 날

모란이 지고

파란 수국마저 한 시절

저버리고 나면

그대 서러운 생각도 꽃잎처럼 질까요


차마, 그 말 한마디

긴긴 여름날 손금 위에 스며드는


하얀 꽃물 노랗게 지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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