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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효 Feb 22. 2022

빨간 목탁

빨간 목탁


                       청정김병효


그 길이 끝이라고 느껴질 때

어느 겨울날 그대,


야윈 햇살이 점점이 쪽물처럼 스미어 이곳에서 길을 만난다


폭신폭신한 흙길

편백 길 지나 웅크린 산줄기 따라 내 발소리가 무릇, 세상을 연다


먼먼 그 오랜 세월을 다 모금은 고즈넉한 산사,

긴 산죽 길 지나

소나무 사이로 새어드는 햇살

사각사각 발 딛는 소리가 좋다


오르고 오르다

그 끝에 닿으면 그냥 겸손함이 절로 나와

그 길에서 길 위에서


나는 달마의 눈물처럼 서러워할

거룩한 기도처럼 그 눈물 속에 깨달음의 눈을 뜨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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