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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효 Feb 22. 2022

낙안읍성

낙안읍성


                   청정김병효



사라지지 않는 생각 하나가

기억을 더듬어

빛바랜 화첩을 그리려 시간 속으로 들어선다


바람이 헹궈진 높다란 낙풍루의

민낯

돌 틈, 이끼는 흘러간 시간을

덕지덕지 움켜쥐고


첫닭 울음소리

돌담길에 남빛 새벽이 열리고

머물지 못한 옛사랑이 희미하게 쪽창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지난 추억, 숨소리마저

멈추어 버린 우물가엔 아직

그 웃음 들릴 듯 멀어져 간 시간


처마 끝 주름살처럼 걸려있는 노파의 한숨 소리가 보릿고개를 핥는다


긴 사연 이고 가는

바람 한 자락이 담벼락에 속마음 털어놓고

초가지붕 위 알알이 떨어지는 햇살의 흔적들


쌍청루 성곽길 고요한 풍경

노을 한 아름 안고 낮달이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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