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고요
ㅡ돌파 감염
청정김병효
뿌연 민낯이 꾸역꾸역 외진 방에 든다
겹쳐 쌓이는 어스름한 불면의 공간
바람이 잠시,
미동을 멈춘 골목길엔 앞서간 발길이 서서히 지워지고
속정 깊은 여인이 깊은 회색빛 현기증을 삼킨다
제 살 불려가는 초승달은 고스란히 바닷물에 자초당했다
어디쯤, 생각에 잠긴 영혼은 마스크 속으로 유배당하고
허기진 소라게가 숨죽여 먹이를 찾아 나서는 시린 갯내, 헤집는 바람만 사납다
세상 살아가는 간절한 몸짓들이 밀려간 물살에 가득하다
저
빛
깔
마지막 생명의 하루
먼,
그대가 남긴 마지막 편지
여린 마지막 쓴웃음
그런 날 간절했을, 그해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