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못 비우면, 내 자식도 똑같이 쌓고 삽니다

by 각선생

​수많은 청년들의 집정리를 돕다 보면, 같은 데자뷰를 경험할 때가 많습니다.

20대 청년집인데 살림하는 스타일은 50대 부모님의 집과 꼭 닮아 있거든요.
​싱크대 서랍에 잔뜩 모아둔 비닐봉지 뭉치,

베란다에 쌓인 빈 박스와 일회용 플라스틱 통들.

그 짐들 때문에 발 디딜 틈 없어 괴로워하면서도

정작 버리는 법은 모릅니다.

부모님이 물건을 대하던 습관을 그대로 상속받았기 때문입니다.
​정리 습관은 말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부모가 사는 환경으로 전해집니다.

아이들에게 정리해라 백번 말하는 것보다

부모의 생활모습 자체가 교육입니다.
자녀에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내가 먼저 본보기가 되어야 합니다
​인생의 후반전으로 넘어가는 시점,

50대 부모가 자녀에게 남겨줘야 할 것은 집안에 가득 쌓아둔 살림들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여유입니다.


*​내 가치를 깎는 물건들에 집착하지 마세요.

젊은 날, 양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퀄리티에 집중할 나이입니다.
​피부에 안 맞는 저가 화장품, 변색된 액세서리, 유행과 몸에 안 맞는 옷들.
​어울리지 않는 물건을 붙잡고 있는 마음이 내 노년의 품격을 갉아먹습니다.

이제는 나를 빛내주는 제대로 된 것들만 남기세요.

복잡한 물건 속에서 헤매는 시간을 자녀에게 물려줄 순 없습니다.

*아끼다 똥 되는 습관을 버리세요

새것은 넣어두고 낡은 것만 쓰는 삶. 그 인색함을 자녀가 배우게 하지 마세요.

빈 과자 통, 유리병, 일회용 배달 용기
​아깝다고 모으지 마세요. 일회용일 뿐입니다.

베란다에 이미 넘쳐나는 새 사은품들 꺼내서,

낡고 찌든 플라스틱 반찬통들부터 싹 교체하세요

​나이 들수록 인생이 가벼워져야 합니다.

삶이 가벼워져야 내 뒤를 따라오는 자녀들의 발걸음도 가벼워집니다.


*옛 기종 폰 부품 배터리들, 셋톱박스, 출처 모를 각종 전선들은 정리하세요

서랍 구석, 칭칭 꼬여 있는 정체불명의 전선과 옛날 핸드폰 배터리들. "언젠가 필요할지 몰라"라는 막연한 불안이 만든 쓰레기들입니다. 이것들은 정작 필요한 것을 찾지 못하게 방해할 뿐입니다.

출처 모를 과거의 부품들을 덜어내야 오늘 내게 필요한 것들이 선명해집니다.


*인연의 유통기한을 인정하세요
​거실장 깊숙이 잠들어 있는 10년 전 서비스 기사님의 명함,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이들의 전화번호.

더 이상 끊어진 인연에 집착하지 마세요.

자리만 차지하는 그 종이 뭉치들을 비워내야,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에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꽉 찬 서랍 대신 비움의 여유를 남겨보세요.

그 빈 공간을 타고 비로소 인생 2막의 새로운 운이 들어오기 들어오기 시작할 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주방에 ‘이것’ 보이면 돈이 새어 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