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키보드 뒤에 숨은 우리의
날카로운 감정들

"좋아요 하나에 무너지고, 댓글 하나에 분노한다"

by 김경은

온라인에서 우리는 왜 더 무자비해질까

평소엔 친절한 직장 동료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독설가가 된다. 현실에선 소심한 사람이 익명 댓글로는 칼같은 비판을 쏟아낸다.

디지털 공간에서는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 있고, 동시에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스크린이라는 방패 뒤에서 우리의 정서적 무자비함은 더욱 극단적으로 드러난다. 상대방의 표정을 볼 수 없으니 공감 능력이 둔해지고,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하니 충동적이 된다.

이모티콘이라는 양날의 검

"ㅋㅋㅋㅋㅋ"

이게 진짜 웃음일까, 조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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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다는 표시일까, 대화를 끝내겠다는 신호일까?

디지털 네이티브에게 이모티콘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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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과장된 절망이나 조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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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죽고 싶다"는 농담으로 쓰인다. 하지만 때로는 이 작은 기호들이 정서적 무자비함을 압축한 무기가 되기도 한다.

단톡방에서 누군가의 말에 아무도 반응하지 않고 다른 대화를 이어갈 때. 그 침묵과 무시의 이모티콘들이 얼마나 무자비할 수 있는지,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디지털이 감정을 증폭시키는 5가지 방식

익명성 - "어차피 날 모르잖아"
얼굴을 마주하면 차마 못할 말도 닉네임 뒤에서는 쉽게 뱉는다.

즉시성 - "참을 수 없어, 지금 당장"
화가 나는 순간 바로 댓글을 달 수 있다. 식을 시간이 없다.

확산성 - "리트윗 한 번에 수천 명이"
한 번의 무자비한 표현이 순식간에 퍼져나간다.

지속성 - "인터넷은 잊지 않는다"
디지털 기록은 영원히 남아 계속해서 상처를 준다.

집단성 - "다들 그러니까 나도"
여러 명이 동시에 한 사람을 공격하는 게 너무 쉬워졌다.

《블랙 미러》가 보여준 디지털 디스토피아

넷플릭스 《블랙 미러》의 "Nosedive" 에피소드를 기억하는가? 모든 인간관계가 별점으로 평가되는 세상. 주인공은 높은 평점을 위해 가짜 미소를 지으며 살아간다.

SF 같지만 현실이다.

인스타그램 '좋아요' 수가 자존감을 결정한다. 유튜브 댓글 하나가 크리에이터를 무너뜨린다. 카톡 읽씹이 관계를 끝낸다.

우리는 이미 디지털 평가 시스템 속에서 서로에게 무자비해지고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보내기 전 3초 멈춤

엔터를 누르기 전, 3초만 멈춰보자.

이 메시지가 상대에게 어떻게 느껴질까?

면대면으로도 똑같이 말할 수 있을까?

내가 받았다면 어떤 기분일까?

디지털 디톡스

일주일에 하루, 한 달에 한 주말. 스마트폰을 끄고 오프라인으로 돌아가는 시간. 만성적인 디지털 무자비함에서 벗어나 진짜 내 감정을 만날 기회다.

따뜻한 디지털 문화 만들기

누군가의 글에 진심 어린 댓글 하나. 힘든 사람에게 보내는 응원의 DM. 작은 친절이 디지털 공간을 바꿀 수 있다.


13회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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