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을 버릴 때 경험하는 것

일단 한 번 맡아봐...

by 하은

2024. 9.22.4:04PM


조향 클래스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향에 대한 선호도나 인식을 알게 되는데,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는 '꽃향은 싫어요'라는 말이다.

이 말이 나를 힘들게 하는지 설명하자면, 거의 모든 향수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꽃향이다. 꽃향은 향수의 밸런스를 맞추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향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대부분의 향수에 플로럴 노트가 포함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꽃향을 싫어한다는 말은 대개 자신이 경험했던 특정 꽃향이나 특정 향수에 대한 거부감에서 나온 경우가 많았다.

꽃향 절대 안 넣겠다고 하시던 분들도 정작 다양한 꽃향을 맡아보면 좋은 향이라고 느끼거나, 자신이 모르고 선택한 향이 결국 대부분 꽃향인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잘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이제는 이런 상황에서 고객이 나를 믿고 시도해 볼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며 잘 설득할 수 있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전문성을 보여주고 좋은 향을 만들도록 돕고 싶다는 ‘진심’을 전달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함께 드러날 때 설득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도 끝까지 고집하시면 원하는 대로 하시게 한다. 이것 또한 취향이며 경험이기 때문이다.)

향수 클래스를 방문하는 손님의 목적도 각기 달라, 그 의도를 파악하고 만족을 줄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나는 조향에 대한 경험을 하러 온 만큼 조금 더 전문적으로, 편견 없이 향을 경험하시길 바라는 작은 욕심이 있다. 이건 내 소중한 ‘진심’이다.

자신의 편견에 갇혀 있는 사람들을 볼 때면 가끔 나를 돌아보게 된다. (물론 그들을 절대 비판하지 않는다.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다를 바 없는 사람이다.) 나도 내 편견 때문에 내 경험과 지식을 제한한 적은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최근 언니와 함께 전시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작업할 때 모든 것을 ‘말’로 설명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의미도 있고, 즉흥적이고 본능적인 움직임을 통해 얻는 것이 있을 수 있다. 그동안 너무 내 작업을 논리적이고 정형화하려는 강박에 가두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더 힘을 빼고 자유롭게 작업하려고 시도했다. 내 세계가 조금은 확장된 느낌이 들었다.

모든 것은 경험하기 전까지는 절대 알 수 없다.

때로는 경험해보지도 않고 이미 안다고 짐작하는 오만한 태도를 가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겸손하게 내가 얼마나 유한한 존재인지를 기억하길 바란다. 그래서 우리는 타인의 말에 좀 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앞으로도 조금씩 편견을 내려놓고 만나게 될 새로운 것들을 경험들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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