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모르고 있는 중입니다

by 만유

# 모르고 있는 중입니다


그 자리에 늘 있었고

늘 먼저 불러줬고

늘 기다려줬다


그래서 고마운 줄 몰랐다

늘 그런 줄 알았다

당연한 줄 알았다


그 모든 게 사랑이 아니라

습관인 줄만 알았다


있는 줄도 모르고

없는 것만 찾았다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자꾸 저 멀리 손을 뻗었다


고마움의 말이 줄고

불만의 말은 점점 유창해진다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보단

얼마나 부족한지를 먼저 세고

매일 반복되는 평온한 하루가 지겨움이 되고 만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누군가를 먼저 챙기는 게 얼마나 어려운 마음인지,

”언제나 그랬으니까” 하고 넘겨버렸던

수많은 순간들이

상대방의 마음을 조금씩 갈아 다 닳게 했다는 것도


언제나

없어지고 나서야 깨닫는다


소중했던 것들은

언제나

사라지기 전까지는

모르고 있는 중이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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