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해시#영월군
2023. 8. 4 ~ 8. 5 이강석 최경화
동해 바다와 가장 잘 어울리는 강원도 동해시의 삼화사와 감추사에 가서 힐링하는 일정으로 여름휴가를 잡았습니다. 다른 일정은 현장에서 정하고 움직이고 달리다가 만나면 들러서 관람하고 체험하고 느끼는 방식으로 여행을 다닙니다.
미리 정해놓은 일정을 따라가는 것은 시간 제약이나 아쉬움이 더 크므로 현장 즉흥방식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런 마구잡이 여행은 보고 싶은 곳을 편하게 보고 즐길 수 있는 강점이 있지만 차량운행을 많이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식당주인의 소개, 이번 동해시 여행에는 찜질방 사모님의 설명을 바탕으로 동해시의 명소를 찾아서 여행을 하였으므로 시행착오는 다소 발생하지만 여행의 편안함과 재미는 배가된다는 점을 자부스럽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강원도 산림속에서 힐링하는 삶을 사시는 분들을 보면 많은 것을 포기하는 대신에 아주 큰 행복을 얻었다는 점입니다. 이른바 문명사회에서의 잘고 긴 편안함을 버리면 자연이 주는 큰 혜택을 자신만 누리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곤 합니다. 방송에 나오는 자연인의 삶을 말하는 것입니다.
[삼화사]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月精寺)의 말사이다. 642년(선덕여왕 11) 신라시대 자장(慈藏)이 당(唐)나라에서 귀국하여 이 곳에 절을 짓고 흑련대(黑蓮臺)라 하였다.
864년 범일국사(梵日國師)가 절을 다시 지어 삼공암(三公庵)이라 하였다가, 고려 태조 때 삼화사라고 개칭하였으며, 많은 부속 암자를 지었다.
1369년 절을 크게 확장하였는데, 임진왜란으로 소실되어 중건하였으며, 1905년 의병(義兵)이 이곳을 근거지로 활약하다가 1907년 왜병의 공격으로 또다시 소실된 것을 이듬해 중건하였다.
1977년 이 일대가 시멘트 공장의 채광지로 들어가자 중대사(中臺寺) 옛터인 무릉계곡의 현위치로 이건하였다. 경내에는 대웅전·약사전(藥師殿)을 비롯하여, 문화재로 신라시대의 철불(鐵佛), 3층석탑 및 대사들의 비(碑)와 부도(浮屠)가 있다.
주지스님의 홈페이지 인사 말씀입니다.
천하명승 무릉계곡을 빚어낸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되어 어우러지는 삼화사를 만들어 시기와 반목으로 등진 이들의 화해를 발원하고 민족의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도량으로 유지 발전시키는 일, 이 일을 저를 비롯한 삼화사 모든 사부대중들의 과제로 삼아 두타산, 청옥산, 무릉계곡, 1300살 되신 적광전 노사나부처님, 1300년 풍상을 견딘 삼화사 삼층석탑에 부끄럽지 않은 아름다운 삼화사를 만들고자 하오니 불자님들의 많은 협조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보물로 지정된 석탑이 대웅전 앞 마당을 지키고 있습니다. 긴 세월동안 이 석탑앞을 돌아 돌아간 중생이 참으로 많을 것입니다. 긴 세월은 석탑의 모서리를 부드럽게 문지르고 더 긴 시간은 석수장이의 망치질 진동을 기억해 내고는 그 부분 석탑의 중간을 깍아 내렸습니다.
지난번 국화도 여행에서 얻어온 조약돌 하나를 집안에 모시고 몇 대조 후손이 지켜보면 그 돌이 닦여서 두 개의 돌이 될까요. 도저히 가늠이 불가능한 세월이 삼화사 석탑위에 켜켜이 쌓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방문한 투타사는 해안에 위치하여 동해바다를 바라보고 있는데 그 자리함이 해동용궁사를 닮았다 하겠습니다만 오늘은 스님이 출타하시어 자리를 지키지 아니하시므로 부처님과 미륵불게 인사를 드리고 내려왔습니다.
저녁은 대게입니다. 신선한 살아있는 대게를 즉석에서 찜기로 조리하여 내주는데 그 맛이 신선하고 맛있습니다.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힐링의 시간이었습니다.
[천곡황금박쥐동굴] 황금박쥐가 산다는 도심속의 신비한 천곡황금박쥐 동굴 지하세계에 들어갔습니다. 1991년에 아파트 공사를 하던 중 발견이후 개발에 착수하여 1996년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습니다.
총길이 1,510m의 석회암 수평 동굴로서 생성기는 4~5억년전으로 추정되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시내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동굴이 시내 중심부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면 동두천시는 소요산 입구에 소요산역 전철이 있습니다. 오산시에는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들어서면 시내입니다.
무릉계곡은 눈으로 관람하였습니다. 삼화사에 들어가기 위해 입장로를 냅니다. 청소비 정도를 받는 것이라는군요. 시간을 여유롭게 준비한 관광객들은 맑은 시냇물에 온몸을 담그고 있고 더러는 계곡 그늘진 곳에 텐트를 치고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 방문한 화성시 국화도에서도 삼겹살을 구워먹는 이가 더러 있기는 하더군요.
사실 여행이든 힐링이든 불판을 가져가서 준비를 하고 구워먹고 마시고 쉬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바쁜 현대인은 늘 눈으로 힐링하고 식당에서 식사하고 침대방을 얻어서 하루, 이틀 여행하는 것을 힐링이라 생각합니다.
인간에게는 원시시대 수렵의 본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바닷가에 나오면 시원함을 느끼고 산속에서 잠을 자면서 존재감을 느낄 것이라 봅니다. 그래서 시간이 되고 마음이 허락된다면 5인용 텐트를 준비해야 합니다. 요즘 유튜브에 1인의 캠핑을 올려주는 것이 많이 보입니다.
동해시는 동해바다에 위치하고 개발자원이 풍성합니다. 바다와 산을 이용한 다양한 시설을 해서 관광객을 모으고 주민수를 늘리려 하는 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도째비골 스카이밸리가 그 사례입니다. [소개의 글] 묵호등대와 월소택지 사이에 있는 도째비골에 동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각종 체험시설을 조성한 관광지다. 이름의 ‘도째비’는 ‘도깨비’의 방언이다.
2021년 5월에 개방한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는 체험시설인 스카이워크와 스카이사이클, 자이언트 슬라이드를 중심으로 음식 및 기념품을 판매하는 도깨비아트하우스, 매표소 등의 편의시설을 아우른다.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의 강점은 경관 조망과 이색 레포츠를 겸비했다는 점이다. 광활한 동해를 바라보는 약 59m 높이의 스카이워크, 양쪽 구조물을 잇는 케이블 와이어를 따라 하늘 위를 달리는 자전거인 스카이사이클, 원통 슬라이드를 미끄러져 약 30m 아래로 내려가는 자이언트 슬라이드를 통해 동해시의 푸른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짜릿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바다를 향해 난 스카이워크는 주요 지점 바닥을 투명 유리로 만들어 하늘을 걷는 듯한 스릴을 안겨준다.
바닷가 절벽에 도깨비 형상의 조형물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만 약간의 인공이 가미된 듯 보입니다. 콧구멍과 입의 모양이 자연현상으로 이처림 리얼하게 조성되기는 어렵다는 생각을 하는 바입니다.
이 같은 자연현상을 관광용으로 활용한 전문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레저시설도 갖췄고 바다위를 걸어 볼 수 있는 시설 덕분에 기분좋은 시간을 부부가 함께 했습니다.
황영조 기념공원을 방문하였습니다. 마라톤의 영웅 황영조 선수의 인생을 돌아보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1992년 제25회 바로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우승한 삼척출신 황영조선수의 인간 승리 과정과 우승의 감격을 기리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용기와 꿈을 심어주기 위해 조성하였다 설명합니다.
설명문을 보면서 공무원의 행정용어가 진하게 뭍어난다는 느낌이 듭니다. 행정의 慣用語(관용어)입니다. 인간승리, 우승의 감격, 청소년에게 용기와 꿈을 심어준다는 말은 참으로 많이 들은 행정적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함께 서 있는 도종완 시인의 시비에 적힌 글을 인터넷에서 찾아 소개합니다.
점심은 옥계 휴게소에서 치즈돈까스를 먹었습니다. 아침에는 내장이 들어간 소내장탕을 먹었습니다. 저녁은 홍이갈비집에서 수제돼지갈비와 갈매기살을 먹었습니다. 오늘 하루 식사 열량은 평소의 이틀치가 되겠습니다만 걷고 오르고 내리고 계단을 오르내리느라 충분히 동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SNS중 페이스북은 사람을 연결해 줍니다. 사진 3장 올리면 지인들이 우리 부부가 지금 강원도 동해시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는 것을 알게 됩니다. 격려의 글을 올려주기도 합니다.
오산시청에서 함께 근무한 신선교 동장이 한달 살기 체험을 한다는 글을 올렸으므로 강원도 동해시에서 영월군이 가깝다고 생각하고 점심을 함께하자 했습니다. 오전 10시에 전화를 해서 12시에 가겠으니 주소를 보내달라 했습니다.
주소를 받아 승용차의 네비게이션에 올려보니 4시간 거리입니다. 점심이 아니라 저녁으로 바꿔야 했습니다. 그래서 오후에 찾아가서 만나기로 하고 동해시에서 몇 곳을 더 돌고 구경하고 달리다가 맛집을 가지 못하고 옥계휴게소에서 치즈돈까스를 먹었습니다. 아침에 내장해장국, 점심에 치즈돈까스, 저녁에는 수제돼지갈비와 갈매기살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느끼하지 않은 이유는 여행에 취하고 운동량이 많기 때문이라 부부가 공감했습니다. 우리의 네비는 일단 동해시에서 정선군 영월군으로 가는 산길을 정하지 않습니다. 일단은 강릉시로 고속도로를 달려가서 평창으로 향한 후에 영월군으로 가는 지방도를 선택합니다.
아마도 정선을 거쳐서 간다면 굽이굽이 강원도의 도로 맛을 다보고 달렸을 것입니다만 대부분의 구간은 고속도로이고 영월군에 들어서면서 지방도를 이용하였습니다.
가끔 어린이 보호구역이라며 시속 30km를 유지하도록 네비게이션 알람이 띵띵거리지만 토요일 오후에 강원도 산길에서 아이를 만나기는 어려운 일인 것이고 그냥 도민을 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폭염에 토요일이고 인구가 줄어서 걱정이라는 이 시대에 길가를 걸어가는 도민을 보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래도 주유소에서 만난 사장님은 수원 농대인근에서 살았고 지금은 동탄에 집이 있다고 자랑을 하십니다. 지방도를 달리다가 만난 분이 수원에 사셨던 분이라는 인연에 감사하면서 안전운전에 더욱 신경을 쓰기 위해서 간간 휴식을 합니다.
인근에 도착하였는데 신선교 후배가 전화를 받지 않으므로 잠시 호야지리박물관으로 가서 관람을 하자 했습니다.
호야지리 박물관은 화성 남양종고와 수성고등학교에서 지리교사를 하신 양재룡 선생님이 건립하신 박물관입니다. 지리를 알면 세계가 보인다 하십니다. 033-372-8872 영월군 무릉도원면 무릉법흥로 303번지에 있습니다.
세계지도, 국내지도중 귀한 자료를 전시하셨습니다. 특히 독도의 중요성을 강조하시고 상세한 설명을 해 주십니다. 동해 해안선과 울릉도 사이에 독도가 위치한 것은 지도가 틀린 것이 아니라 지도를 접었을 때 독도의 위치가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는 지도의 과학적 해석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말씀하셨습니다.
김정호 선생의 대동여지도에 독도가 없는 이유는 축적으로 표현할 때 작은 섬이기 때문이랍니다. 오늘날 우리는 울릉도 옆에 독도 표기가 없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일본이 독도에 대한 논쟁을 막아내기 위한 정치적인 상황이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대동여지도에는 독도보다 큰 섬도 그려지지 않은 경우가 아주 많다는 말씀에 공감을 하면서 이제라도 독도의 중요성에 대한 정치적인 대응이나 역사적인 올바른 판단이 중요하다 말씀하십니다. 생각보다 긴 시간을 할애하여 설명을 들었습니다.
5시반경에 신선교 후배가 한 달 살기를 결행하고 있는 현장에 당도하였습니다. 서울시와 영월군이 산 중턱에 건립한 휴양시설인데 인터넷 10:1의 경쟁으로 당첨되었다 합니다. 이곳 당첨이 안되었다면 다른 군 지역의 이벤트에 더 많이 응모했을 것이라 들었습니다.
참으로 깊은 산중, 높은 산중턱에 자리했습니다. 지하수에 석회성분이 많아서 생수를 공수해왔다 합니다. 자연은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풍광을 주는 대신에 물에는 석회를 섞어서 균형을 맞추려 하는 것일까요.
차를 태워서 마을로 내려왔습니다. 마치 사찰에서 속세로 내려오는 기분입니다. 유명한 맛집에 가서 음식을 풍성하게 주문했습니다. 차를 태워온 이유는 술을 편하게 마시도록 하고 다시 태워다 주겠다는 생각으로 그리한 것입니다.
결국 소주 2병을 혼자 마시게 하면서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2시간 넘게 나눈 후에 집에 태워가서, 장거리 운전에 필요한 아아커피 한잔을 달라해서 맛나게 먹었습니다. 긴 거리를 걸어가서 떠온 장충약수터의 물을 큰 병에 담아주어서 오는 길 운전길에 반병을 마시니 개운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공직을 마치고 허전한 마음을 채우기 위해 달려온 한달살기를 통해 38년 공직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상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퇴직 5년 경력자로서, 일단 6개월에서 12개월을 편한히 지내다 보면 인생의 다음 항로가 보일 것이라 조언했습니다.
호야지리박물관 은사님의 모습에서도 인생의 후반기 삶의 중요성과 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강조해서 이야기에 담았습니다. 양념돼지갈비, 갈매기살, 냉면과 음료수로 부드럽고 편안한 식사를 하고 식당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려 자랑했습니다.
아내는 돌아오는 길에 포항시 방문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제 여행의 맛을 서서히 느끼는 단계에 이른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1박2일 동해시 여행을 마칩니다. 감사드립니다.
이틀동안 강원도 동해시, 삼척, 영월군, 집까지 모두 737km운행하였습니다.
그는 파도처럼 달렸다 / 황영조를 위하여 <도종환>
그는 파도처럼 달렸다
해당화 핀 바닷가에서 출발하여
미륵바위와 해송 옆을 지나
궁촌 초등학교 굴참나무 그늘까지 달려갈때나
벳푸와 바로셀로나를 달려갈 때도
그는 파도처럼 세무스럽게 자신을 밀어 올렸다
그는 정직하게 달렸다
생은 처절한 자기와의 싸움이며
땀흘린 만큼 정직하게 돌아온다는 걸 알았다
그는 가난하게 달렸다
물질하는 어머니의 궁핍한 바다
아버지의 뜨거운 대지와 아픈 역사가
늘 그의 안에서 자맥질하며 출렁거렸다
그가 넘은 것은 가파른 고개만이 아니었다
그는 최악의 조건에서
최선을 향해 달렸고
죽음과도 같은 몬주익 언덕을 넘어올 때
조곡리 파도가 그의 등을 떠밀고 있는 걸 알았다
그가 온몸을 던져 결승선을 향해 달려갈 때
그의 몸에는 마지막 한 방울의
동해바다가 남아 있었다
그 짓푸른 동해바다를 안고
지금도 그는 우리 겨레의 가슴속을
파도처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