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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붕어 Oct 24. 2024

금붕어에 대하여

나에 대한 것들


금붕어는 원을 그리며 헤엄치거나 똑같은 영역에서 반복적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금붕어는 기억력이 좋지 않다는 잘못된 믿음이 생겼다.

이러한 금붕어의 행동은 자연적인 본능에 의한 것이고 기억 능력은 적합한 수준이라고 한다.

자극이 제한된 좁은 수조에서는 복잡한 학습을 하기 어렵고 작업 능력도 제한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나는 금붕어와 닮았다.

익숙한 것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가능하다면 그것을 반복하고 싶어 한다.

반복하면서 행복함을 느낀다.

내 수조에 내가 원하는 것이 있다는 안정감과 충족감, 자부심을 느낀다.

금붕어는 말했다.

"이 수조가 나와 가장 잘 어울려." 


수조가 마음에 드는 금붕어에게는 작은 것에서 행복을 발견할 줄 아는 힘이 있다.

[금붕어에게 행복을 주는 것들]

-가지런하게 정리된 색연필

-27년간 내 심장이 한순간도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

-봄에는 딸기, 여름에는 복숭아, 가을에는 감홍, 겨울에는 천혜향을 기다린다는 것

-오늘도 밤이 되면 내 침대에 누워서 잠들 수 있다는 것 등등


금붕어에게 초등학교 교사라는 직업은 적합했다.

반복과 안정감, 소소한 즐거움이 늘 주변에 있었다.

하지만 금붕어가 생각하지 못 한 한 가지가 있었다.

그것은 시간이었다.


많은 시간이 주어지자 금붕어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계속 이 수조에 있어도 지금처럼 행복할까?'

'이 수조가 정말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수조일까?'


다양한 자극이 있는 넓은 환경에서는 금붕어의 반복적 행동이 사라지거나 인지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고 한다.

금붕어가 넓은 바다로 나간다면 어떨까?

고민이 많은 금붕어는 바다 여행을 하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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