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제주 국제마라톤 — 나의 20km 도전."
"아름다운 제주 국제마라톤 — 나의 20km 도전."
어제 하루 종일 내리던 거센 비는 오늘 오전까지도 그칠 줄 몰랐다.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잠시 멈춘 러닝 루틴이 어색했다.
하지만 오후, 빗줄기가 잠시 잦아든 틈을 타 나는 다시 트랙 위에 섰다. 멈춤은 곧 다시 달리기 위한 숨 고르기일 뿐이다.
운동화 끈을 단단히 조이고 첫 발을 내디딜 때, 이 감각이 좋다. 어쩌면 달리기는 기록을 쌓는 일이 아니라, 내 안의 흐름과 다시 연결되는 일인지도 모른다.
우여곡절 끝에 2025년 제17회 아름다운 제주 국제마라톤 대회 참가권을 양도받았다. 비록 내 이름이 적힌 번호표는 아니지만, 이 무대에 선다는 사실만으로 기분이 좋다.
지난 6월부터 8월, 무더운 여름의 혹서기를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온 시간들이 떠올랐다. 땀방울은 결코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오늘부터는 본격적으로 대회 페이스에 몸을 맞춰본다. 목표는 20km 구간을 1시간 40분 이내에 완주하는 것. 1km당 5분 페이스를 몸에 익히며 남은 시간을 채워갈 생각이다.
숫자로 표현되는 시간은 하나의 지표일 뿐이지만, 그 안에는 매일의 반복과 의지, 그리고 삶을 단단히 붙잡는 루틴의 힘이 숨어 있다.
트랙 위를 달릴 때, 나는 그 어떤 말보다 진실하다. 빗방울도, 속도계 숫자도, 숨소리도 꾸며낼 수 없다.
달리기는 결국 몸으로 쓰는 언어, 하루를 증명하는 방식이다. 대회까지 남은 시간, 나는 다시 내 속도와 대화할 것이다. 그리고 그 끝에, 기록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약속하는 시간으로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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