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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수 Dec 14. 2024

지중해 연안의 알렉산드리아/23년 6월 30일(금)

아침에는 여유가 있어 느긋한 식사를 했다.

고 버스를 타는 곳까지 택시가 바로 잡혀 에너지를 덜 썼으니 좋은 날이다.

그럼 오늘도 힘차게 츨발.

카이로를 출발하여 지중해 연안에 있는 알렉산드리아라는 이집트 제2의 도시로 갔다. 

알렉산드리아는 알렉산드로스라는 왕이 정복지마다 건설한 자기 이름의 도시 중 유일하게 현존해 있는 도시란다. 

알렉산드로스 왕은 기원전 356년 펠라에서 태어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 

전투에서 패배한 적이 없는 성공적인 군사 지도자로 평가받는 바로 그 왕이다.

버스로 왕복 6시간이라 알렉산드리아에서 약 3시간 정도 머물 수 있다.

당초에 알렉산드리아 방문 계획은 없었지만 벼리가 알렉산드리아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있어 갑작스럽게 표를 구하고 당일치기라도 한번 갔다 오자고 한 것이다.

알렉산드리아를 들어왔을 때 지중해를 바라보니 가슴이 탁 트이며 설렌다는 벼리.

오고 싶었던 곳이지만 정말 보고 싶었던 전생의 고향인 것처럼 오래 머물다 가고 싶단다.

알렉산드리아 일정은 카타쿰베(히드리아누스 지하무덤)와 카이트베이요새, 알렉산드리아도서관, 원형경기장을 둘러볼 계획이었는데 시간 상 원형경기장을 제외한 세 곳만 방문하게 되었다.

카타콤베는 지상에서 지하무덤으로 바뀐 매장형태로 처음엔 귀족공동무덤이었으나 후에는 일반시민들의 묘지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나선형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안토니우스의 지하무덤이 있다고 하여 가 보았다. 

그 당시의 무덤을 위한 건축물이 멋지고 신비로웠다.

로마의 대권에 도전했지만 이어진 내전에서 끝내 패배하고 사라진 인물. 이집트의 파라오 클레오파트라의 연인으로도 유명한 서민출신 인물이다.

한번 가본 적이 있는 로마의 카타콤베는 기독교의 탄압을 피해 지하 예배 및 무덤으로 사용되었다고 들었다. 

여기는 일반적 묘지의 형태를 갖추고 있었으며 작은 묘지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내부는 컴컴하고 여러 길이 미로처럼 뚫려있어 헤매기도 하고 머리를 숙이며 다니기도 했다.

두 사람의 관광객만 있어 약간 썰렁했다.

침침, 쿰쿰, 으스스한 기분?

느낌일까?

카타콤베를 보고 다음으로 간 곳이 카이트베이요새인데 이건 방어용 성으로 알렉산드리아의 해변에 매우 웅장하게 우뚝 서 있었다. 

거대한 등대가 지진으로 사라진 터 위에 세워졌다고 한다. 

높이 135미터에 달하고 등대 안에는 수백 개의 석실, 더 놀라운 것은 등대에서 밝히는 빛은 반사경을 타고 50킬로미터 밖까지 비추었다고 한다.

모든 선박을 그 빛으로 알렉산드리아항구로 모여들게 하여 무역활동을 활발하게 했다고 한다. 

부를 축척하여 이집트 경제에 큰 몫을 차지했던 것 같으며 후대 모든 등대의 원형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없는 파로스 등대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란다.

불가사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면 벼리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끔뻑 넘어간다.

이런 곳에 여행을 해볼까 생각 중이다.

그뿐이랴?

중세와 고대의 건축물, 오밀조밀 모여있는 가게와 골목, 아기자기한 기념품, 엔틱풍의 소품과 가구, 화려한 거리의 휘황찬란함은 벼리를 들뜨게 한다.

예쁜 꽃과 우거진 수목이 있는 공원이나 산은 계속 걷고 싶어 하니 따라 걷는다.

벼리가 좋아하는 것은 나도 좋다.

벼리의 기쁨이 나의 행복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고대문명 세계 7대 불가사의는

파로스등대, 

쿠퍼왕의 대피라미드,

바빌론의 공중정원, 

에페수스의 아르테미스 신전, 

올림피아의 제우스 상, 

할리카르나소스의 마우솔로스 대 거상, 

로도스의 크로이소스 대 거상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기원전 유물을 보다가 이 요새를 보니 현대식 건물 같이 보였다. 

요새로 가는 길목에는 어김없이 상인들이 기념품 등을 팔고 있어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알렉산드리아도서관을 찾아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오늘은 쉬는 날이라고 한다. 

중동에는 토, 일요일에 쉬는 게 아니고 수시로 짬나면 쉬는 모양??? 

이 도서관은 기원전 3세기 경에 건립된 후 고대 로마가 이집트를 점령한 기원전 30년대까지 지식과 학문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고 한다. 

또한 이 도서관이 유명한 이유는 장서들이 많이 있다.

알렉산드리아에 입항하는 모든 선박들을 뒤져 서적을 압수한 뒤 몇 달이 걸리든 필사본을 만들어 사본을 보관하고 원본을 다시 돌려주었다니 지식을 향한 열정이 대단하다.

도서관에 소장된 장서로는 기원전 3세기에 아리스타르코스의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책, 에라토스테네스의 지구가 둥글 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책, 천문학, 기하학 등의 유명한 책들이 대형방화 사건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니 너무 안타까웠다.

카이로행 버스 시간이 촉박하여 우리는 급히 발걸음을 옮겨야만 했다. 

"작전상 후퇴다."

"아, 너무 좋은 알렉산드리아인데 떠나야 하다니 안돼~"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쉬움이 가득한 벼리의 표정을 어쩐담?

일정상 그럴 수가 밖에 없었기에 이집트는 다음을 꼭 오자고 했다.

다시 찾고 싶은 나라 리스트에 들어갔다.

버스는 긴 아쉬움은 싣고 잘 달린다.

늦은 시간에 도착했다.

카이로의 야간을 즐기려고 어슬렁거리는 재미도 좋다.

사람들의 모습이 제각각이다.

표정과 차림새를 보는 것도 흥미 있는 일이다.

흥청거리기며 비틀대기도 하며 삿대질도 한다.

각양각색으로 다양한 일들이 이 순간에 일어나고 있다.

다들 제 멋에 도취되어 살아가는 것 같다. 세상은 요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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