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장 놀이

넌 재밌냐? 난 신물이 올라온다

by 한스푼

언젠가부터 시작된 계급장 놀이


처음엔 유치하고

어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 놀이에 갈수록 흥미를 붙이며


넌 시간과 돈과 노력을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강을

그곳에 쏟아부었지


우리의 갈등도 늘 그곳에서 시작되었고


그 놀이에 지쳐갈 때쯤

나는 너와 그만 살기로 결정했다


마지막으로 부여잡은 부부상담소

시간당 어마어마한 금액을 내고

우리는 마지막 동아줄을 부여잡을 수 있었지


그리고 점점 희미해져 가던

계급장 놀이를

10년쯤 지나니

다시 시작하는구나


그 놀이가

잊힌 줄 알았는데

너의 마음이 바뀐 줄 알았는데


나는 다시 알게 되었지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


'어쩔 수 없어'

'원래 다들 그렇게 해'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난 최소한으로 하는 거야'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라

네가 선택한 일이 있는 것이고


원래 다들 그런 게 아니라

네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고


아이들도 우리에게 하지 않은 남들과의 비교를

넌 오십 줄에 가까워지는 나이에도 하는구나


또 실망감이 올라온다


나는 너를 떠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 놀이가 또 시작되면

나는 너를 떠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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