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재밌냐? 난 신물이 올라온다
언젠가부터 시작된 계급장 놀이
처음엔 유치하고
어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 놀이에 갈수록 흥미를 붙이며
넌 시간과 돈과 노력을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강을
그곳에 쏟아부었지
우리의 갈등도 늘 그곳에서 시작되었고
그 놀이에 지쳐갈 때쯤
나는 너와 그만 살기로 결정했다
마지막으로 부여잡은 부부상담소
시간당 어마어마한 금액을 내고
우리는 마지막 동아줄을 부여잡을 수 있었지
그리고 점점 희미해져 가던
계급장 놀이를
10년쯤 지나니
다시 시작하는구나
그 놀이가
잊힌 줄 알았는데
너의 마음이 바뀐 줄 알았는데
나는 다시 알게 되었지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
'어쩔 수 없어'
'원래 다들 그렇게 해'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난 최소한으로 하는 거야'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라
네가 선택한 일이 있는 것이고
원래 다들 그런 게 아니라
네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고
아이들도 우리에게 하지 않은 남들과의 비교를
넌 오십 줄에 가까워지는 나이에도 하는구나
또 실망감이 올라온다
나는 너를 떠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 놀이가 또 시작되면
나는 너를 떠날 수밖에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