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에 대해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고 볼 수 있는 것들은 모조리 봤다.
퇴사를 앞둔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안, 두려움, 걱정 등등의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왜 아니겠는가...
나의 삶을 지탱해 주는 것 그 자체가 회사였고, 회사를 빼고 나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인간처럼 느껴져서 더욱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이제 부자로 살기는 포기했다.
사람마다 부자의 기준이 다 다르고 이 회사에서 정년퇴직을 한다고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중도에 나오는 나와 정년퇴직을 하는 나에 대해 단순 계산을 해봤을 때 금전적으로 많은 차이가 난다.
총액으로 대략 20억 가량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물론 이중에 나가는 돈, 세금 등도 있겠지만 돈벌이가 없을 나와 비교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생활을 바꿔야 한다. 씀씀이도 줄이고 아껴야 한다.
이렇게 금액을 수치화하니까 더 불안해졌다.
그래서 그런 마음을 달래고자 글을 쓰는 것이다.
글을 쓰면서 지나온 나와 현재의 나에 대해 돌아볼 시간을 갖고 싶었다.
지나온 나 그리고 지금의 나.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자니 너무 복잡하고 잠도 오지 않고 두통에 시달려서 어떻게든 생각 정리를 해야 했다.
우선 1년 후 퇴사 한 다음 당장 뭘 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장사나 사업을 할 바에는 정년까지는 몰라도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는 이 회사에 악바리처럼 붙어 있는 것 이 낫다.
그래서 아내와 나는 퇴사 후 2년 정도 세계여행을 할 계획이다.
평범한 세계여행보다 차를 가지고 세계여행을 할 계획이다.
다른 잡다한 생각, 걱정 따위 없이 오로지 아내와 나의 안위와 생존 그리고 새로운 곳에서 하루하루를 잘 살아가는 소소한 일상만을 느끼고 싶다.
거창하게 세계여행을 하며 깨달음을 얻고 자아성찰을 통해 진정한 나를 찾는 등의 그런 건 생각지 않는다.
분명 세계여행을 마치고 나면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을 알고 있다.
예전에 아내와 차박 캠핑을 몇 번 간 적이 있었다.
울창한 산속에 도착한 초보 캠퍼는 생존 밖에 뵈는 게 없다.
그리고 할 일이 뭐 그리 많던지 이것저것 하느라 시간이 금방 갔다.
그런데 그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복잡한 잡념 따위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오로지 현실에 집중했다. 밥도 술도 너무 맛있었고 술기운일지 모르겠지만 모처럼 잠도 잘 잤다.
우리 부부는 그때의 기억을 잘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차로 하는 세계여행을 통해 다시 한번 복잡한 것 없이 우리만을 생각하고 우리의 생존만을 위해 살고 싶어졌다.
이것이 현재 나의 꿈이다.
그 꿈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을 정리하고 많은 것들을 준비해야 한다.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한 이 과정들을 글로 남기며 불안하고 두려운 1년의 시간을 잘 버텨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