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것은 마법을 부리는 것과 다름없다. 독서를 한다고 현실이 바로 바뀌지는 않지만, 독서는 여러모로 유익함을 가져다준다. 그래서 어릴 때 가정에서는 부모로부터 학교에서는 선생님으로부터 책을 많이 읽으라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또한 독후감 쓰기를 장려하고 독후감 공모전을 개최해 독서를 장려하기도 한다. 독서는 평생 살면서 지속해야 할 일이며, 중요하고 유익함이 있기에 너나 할 것 없이 권장하고 강조하는 것이리라. 사람들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결과에 눈을 돌리기 마련이고, 실현되지 않은 결과에는 관심을 덜 가진다. 책 읽기를 그렇게 강조하는 것은 분명 이로움이 있기 때문이며, 그 이로움은 바로 눈앞에 현실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독서는 유형의 이득보다는 무형의 이로움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독서를 하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몇 개월 후에 뭔가 달라져 있고, 몇 년 후에는 인생이 달라져 있다. 앞선 세대 위인들이나 가까운 시기 성공적인 삶을 열어간 리더들을 보면 독서에 진심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는 감옥에서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읽던 책을 마저 끝내야 한다며 사형 집행관에게 책을 달라고 했다지 않은가. 미국 역사상 성공적인 대통령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오바마 전 대통령은 어느 인터뷰에서 독서가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책은 음악이나 TV 프로그램, 영화와 다르게 나 자신을 안정시켜 주는 특별한 힘이 있다”고 말했다. 책에는 마력(魔力)이 있다고 하는데, 책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인생 자체가 달라진다. 독서를 하지 않으면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이나 가짜뉴스에 휩싸여 삶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기 십상이다.
사진=픽사베이
이즘은 TV 방송에서 하는 패널 간 토론은 상대방 짓밟기의 끝판왕을 보는 듯하다. 방송 패널로 나온 사람들이 양 진영으로 나뉘어 상대방을 비난하고 자기 쪽 사람을 편드는 걸 목격한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을 죽이는 정치를 하는 것처럼 비치고 자기와 생각을 같이하지 않는 사람은 철저하게 깨트려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심어주고 있다. 독서는 잘못되고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의 정치 현실은 어떤가. 정치라는 게 서로 화합하며 상생해 나가야 하는데, 우리 방송들은 상대방을 죽이는 정치를 조장하는 것 같다. 철저하게 상대 당을 비난하고 악마화하는 패널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정치 혐오증에 빠지는 것 같기도 하고, 상대방을 복수의 대상, 처단의 대상으로 여기는 듯해 두려움이 앞선다. 어떻게 보면 방송에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시청률을 올리려고 두 진영으로 갈라치는 듯한 토론을 진행하는 것 같기도 하다. 시청자들이 방송의 그런 이면을 알고 프로그램을 시청할 리는 없다.
독서를 하지 않았다면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인생이었음을 책을 접하고 나서 알게 됐다.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책을 보지 않았고,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이나 생각만으로 판단하고 업무를 했기에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놓기가 어려웠다. 어떤 일을 하든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해선 다른 사람의 사례나 조언을 참고해야 했는데, 그것을 할 수 있는 적절한 매체를 찾아보지 않았다. 진작 깨달았으면 좋았을 텐데, 책이라는 훌륭한 스승이 항상 존재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격언이 있듯, 책을 읽는 데는 늦음이란 없다. 독서는 생명이 지속되는 한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 꼭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평생 희망 없이 일만 하는 ‘꿀벌’로 살지 않기 위해서다. 독서를 하면 사고가 달라진다. 사고의 수준과 차원이 달라진다. 독서를 한 만큼 달라지고 그만큼 우리는 인생을 다르게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인생 후반전에 몸은 늙고 기억력은 희미해져 새로운 뭔가를 한다는 것은 과욕에 불과하다. 노년기를 잘 보내기 위해서는 몸에 맞는 뭔가를 해야 하는데, 독서만큼 이로운 것은 없을 듯하다. 간혹 퇴직금으로 자영업을 한다든지 주식에 손을 대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돈을 좀 불려 가겠다는 욕심의 발로에서 나온 것으로 결코 권장할 만한 일은 못 된다. 젊은 시절이야 총기도 있고 정보도 나름대로 얻고 해서 투자를 하거나 도전해보는 것은 경험상 해볼 만한데, 나이 들어서까지 그렇게 한다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고 가정 파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심리적으로 쫓기는 마당에 돈을 좀 더 늘려보겠다고 잘못 발을 들이면 패가망신, 병까지 얻어 고생할 수 있다.
안락한 삶을 꾸리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직장생활로 시간이 없다,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펼치지 않는다면 은퇴 이후에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독서와 글쓰기는 실과 바늘과 같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독서나 글쓰기를 권장하고 가르치는 학원들이 다수 생겨나고, 문화센터의 글쓰기 교실이 개설되는 걸 보면 독서나 글쓰기가 필요하긴 하나 쉽지는 않은 일인 듯하다. 하지만 글쓰기를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많기에 오늘도 어디선가 책을 펴고 밤을 지새워 글을 쓰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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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에 큰 힘 들이지 않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 독서는 인생 혁명을 이루는 데 아주 중요하다. 노력하지 않고 인생을 활기차게 보낼 수는 없다. 노력한 만큼 인생 후반전을 알차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 어쩌면 독서를 통해 제2, 제3의 직업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독서와 더불어 글쓰기와 책 출판, 강연 등은 얼마나 가슴 뛰는 일인가. 독서를 습관으로 길들이면 나이가 들더라도 계속해 책을 읽게 된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 않는가. 젊은 시절에 들인 독서 습관은 나이가 들어서도 반짝반짝 빛을 발할 것이다.
인생 후반기에 ‘투자를 해서 돈을 불려 볼까’라는 생각보다는 책장을 한 장 두 장 펼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이전보다 돈을 덜 벌면 좀 어떤가. 소비를 줄이면 될 일이다. 책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도서관에서 인생 2막을 꽃피우는 즐거운 인생을 상상해 본다. 반드시 많은 돈에, 멋지고 화려한 옷에, 권세나 명예에만 행복한 삶이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