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화 책을 쇼핑하듯 재미있게 읽어라
4장 크로스오버 시대, 허물고 극복해라
일(문제)이 안 풀릴 땐 책을 구경하듯이 읽어 보자. 그러면 뮤즈(神)가 나타나 도움을 준다. 삶을 기록하라. 답답한 마음에 마음속 응어리를 풀 길이 딱히 없다. 술로써 마음을 달래 보려 하지만 술의 효과도 오래 가지 못한다. 그럴 때 가볍게 손에 잡은 한 권의 책이 스승이 되고 친구가 돼 마음을 어루만져 줄 것이다. 책 속에는 다양한 사람이 등장하기에 그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나의 고민 나의 문제는 오간 데 없고, 언제 내가 그런 기분에 휩싸였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사진=픽사베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책 속의 저자와 대화를 하는 일이다. 좋은 저자는 자신의 에너지를 책 속에 그대로 담기 때문에 우리가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무돼서 행동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책을 읽을 사람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가능한 일이다. 실천하지 않으면 결과는 나타나지 않는다. 아무리 독서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더라도 몸소 실천하기에 힘쓰지 않으면 아무런 효과도 없다. 책이 주는 해답과 가르침도 내가 받을 마음의 자세가 돼 있어야 목적한 바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지 가만히 앉아 있다고 해서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책을 읽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크다. 그것은 인생을 제대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차이만큼 크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인생을 주체적으로 이끌며, 긍정적으로 사유하고,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며 살아간다.
사람들은 복잡하고 고단한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즐거움을 얻기 위해 재미있는 책을 원한다. 그래서 유머집도 읽고 우화도 읽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세상이 재미있게 보일 것이다. 기분이 좋아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연습이 되지 않은 사람에게 억지로 웃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노벨문학상 작가인 한강은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제2의 한강'을 배출하기 위한 우리의 여건을 묻는 말에 "어릴 때부터 최소한 문학작품을 학교에서 서너 권 읽고 토론하고 다각도로 이야기 나누고 문학작품을 읽는 근육 같은 것을 기를 수 있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독자가 작가인 것은 아니지만, 모든 작가는 열렬한 독자라고 할 수 있다. 일단은 깊게 읽고 흥미롭게 읽는 것을 재미있어하는 좋은 독자들이 많이 나오는 게 아주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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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수필집이 중요한 이유는 사실의 나열보다는 개인의 생각, 느낌 등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나이대에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궁금하다. 다른 사람의 생각은 말을 하지 않는 한 추측만 할 뿐 정확하게 알아채기엔 한계가 있다. 대화를 나눈다 해도 상대방이 솔직하게 말을 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속속들이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럴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책이다. 책 속에는 다양한 유형의 인간들이 등장하며 그들과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삶의 방식을 배울 수 있다. 한강 작가는 “에세이, 시, 희곡, 소설 등 각자 다른 방법을 음미하고 다르게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내면과 자기 내면으로 들어가 보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을 어릴 때부터 하면 좋다”고 말했다.
대략 2019년부터 2년간 400~500권의 책을 읽었다. 가볍게 읽은 책까지 친다면 대략 1000권 가까운 책을 읽었을 것이다. 어느 순간 ‘뇌가 알아서 처리하는 지경’에 도달하게 되었다. ‘생각의 힘’을 갖게 된 것이다. 이는 혼자만의 경험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동일한 체험에서도 확인된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독서가 뇌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문제 해결 능력의 밑거름이 된다고 말한다.
TV와 인터넷은 프로그램된 내용에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수동적인 매체에 가깝다. 반면에 책은 텍스트를 보고 그것과 관련된 이미지를 상상해야 하며 장면을 연출하면서 필요한 감정과 느낌을 창조해야만 한다. 스스로 이미지를 만드는 적극적인 매개체가 된다. 그래서 책이 상상력과 감수성을 기르는 데 좋다고 말하는 것이다.
책을 손에 들고 다니거나 가방 속에 넣어 다니며 틈날 때마다 독서하는 사람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독서 전후로 일상생활의 변화를 겪었다. ‘공간이 시간을 창조한다’는 사실을 책을 통해 깨달았고, 하루 계획을 공간 중심으로 짤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독서할 수 있는 시간 확보가 관건인데, 그것도 독서 가능 공간을 얼마나 찾아내느냐에 달려 있다. 집(책상, 침대, 화장실, 식탁 등), 공공도서관(3, 4개), 카페, 버스나 지하철, 사무실 등등. 이제 해당 공간에 시간을 예약하면 ‘독서 여행’은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게 돼 있다. 계획표대로 생활을 꾸리면서 일상이 정리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장단기 계획을 바탕으로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어 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