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골목시장

추억

by 민호

내가 살던 그곳에는 지금은 있는 지도 모르는 한 골목 시장이 있었다. 그곳은 사람들의 추억이 가득 차 있었던 장소였다. 그곳을 갈 때마다 사람들의 정을 느낄 수 있었고, 심심했던 하루를 보낼 수 있었던 곳이었다.


하지만, 몇 년 후 내가 다시 그곳으로 갔을 때는 시장은커녕 옛날 건물들이 신식 건물들로 가득 차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그 건물들은 한 건물 빼고는 다 사라져 있었다.


그 한 건물은 내가 그 시절 24시간 중에 반을 거기서 보낼 정도로 추억이 깊은 곳이었다. 그 건물이 보이자 나는 그곳으로 몸을 돌렸다.


한 걸음, 한 걸음 그 건물로 내 몸이 가까워지는 순간, 서서히 건물 안에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건물에 외부와 내부는 그때와 비슷해 보였지만, 안에 있는 그는 그때 그 사람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내가 느낀 것은 그 건물뿐만이 아니다, 그때는 그 건물 옆에 그 시장이 있었는데, 지금은 시장이 있던 터만 남아있었고, 그런 시장이 정말 크고, 정말 고급스러운 백화점으로 바뀌어 있었다.


나는 눈을 비비고, 눈을 닦아내 다시 보아도 그때의 나의 추억이 남아있던 시장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내가 추억을 느끼고 있는 동안,

나의 뒤에서 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게 누구야?"

내 초중고를 함께 보냈던, 오랜 친구의 목소리였다.

친구의 목소리는 그 시절과 다른 게 없었다.

친구의 목소리가 들리자 나는 뒤를 돌아서 손을 흔들었다.


오랜만이라는 안부 인사를 건네고 친구가 한 마디를 던졌다.


"여기는 어쩐 일이냐?"

"그냥 오랜만에 와보고 싶어서..."


나는 오랜만에 와서 그런가,

추억의 장소를 다시 한번 봐서 그런가,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나서 그런가.

말이 끝까지 안 나오고, 잘 나오지도 않았다.


나는 왜 그런지 눈에서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친구를 만나서 감격에 젖은 것이었나?

그냥 오랜만에 이곳에 발을 내디뎌서 그런가?

웬만해서는 눈물이 잘 나오지 않는데도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나는 눈물이 흐르자 주머니에 있던 작은 손수건을 들어서, 눈물을 닦기 시작했다.

너무 오랜만이었다.


모든 게 재개발되어 많은 것이 변했지만, 나의 그때의 기억만큼은 흐려지지 않았다. 아직 남아있는 풍경과 오랜 친구의 목소리만으로도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의 온기를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게 추억의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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