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 후기

by 김현지

나는 2년 전 처음으로 심리상담을 받았다.

혼자 살아가는 힘을 기르겠다는 다짐으로 독립을 하고, 취업을 했지만 흔들리는 순간들이 많았다.

​안정된 마음이 있어야 내 삶을 더 선명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았고, 내 마음을 잘 돌보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마음을 돌보는 방법 중 하나로 생각한 것이 심리상담이었다.


심리상담을 처음 받으러 갔을 때, 나는 겉으로 감정표현을 잘하지 않는 성격이어서 상담사님께 내 얘기를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그러나, 상담사님이 뭐든 다 들어주겠다는 따뜻한 미소로 기다려 주셔서 긴장이 풀리기도 했고, 나를 위하는 마음으로 심리상담을 신청하고 상담실까지 찾아온 내 용기를 떠올리니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상담을 받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결국 내 안에서 답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상담사님의 좋은 질문과 조언으로 틀을 잡아가지만 결국 내가 어떻게 해야 더 행복한지, 어떤 게 내가 원하는 것인지는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걸 밖으로 꺼내는 게 어렵지 막상 꺼내니 정말 후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상담에서 tci 검사를 받았다.

tci 검사는 기질과 성격파트가 나누어져 있는데, 기질은 유전적인 요소의 영향이 크고 성격은 사회적인 요소의 영향이 크다고 하셨다.

기질은 거의 잘 변하지 않는 태생적인 것이다. 그래서 기질을 보며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이해하면 나의 감정과 행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상담사님은 내 tci 검사 결과에서 자극추구와 위험회피가 동시에 높은 게 인상적이라고 하셨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을 좋아하면서, 도전을 두려워하는 기질이다.

나는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어 조심스러운 사람이다.

특히 위험회피의 경우,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 쉽게 지침, 예기불안이 특징인데 예기불안은 미래에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상담사님은 걱정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 걱정이 10개라고 하면 서너 개는 일어나지 않을 일을 걱정하는 것, 또 다른 서너 개는 일어나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 나머지 한두 개 정도가 걱정해서 도움이 되는 것들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걱정이 되기 시작하면 한두 개 이상이 떠오르면 거기서 멈추라고 하셨다. 안 그러면 쓸데없는 걱정에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어 방전되고, 해야 할 일을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나는 감정 표현을 어려워한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상담사님은 감정 단어표를 주신다.

감정표현 단어들을 나열해놓고 보니 좀 더 쉽게 내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내 감정을 꺼내면 뭔가 후련하고 나를 더 잘 이해하는 느낌이 든다.


상담을 받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상담시간은 결국 내 이야기를 정리하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복잡해서 이게 뭔지도 모르겠고 내가 이런 걸 느꼈나 싶은 감정들을 정리해 보니 내 생각은 금방 단순해졌다. 숨기고 방치해서 안에서 곪도록 두지 말고 툭툭 꺼내보는 게 되게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어준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주변 가까운 지인들에게도 툭툭 자연스럽게 내 이야기를 하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상담이 꼭 심각한 고민이 있어야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나와는 멀게 느껴지는 일이었는데 막상 한 번 해볼까 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나는 너무너무 좋은 경험을 했다.

오히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돌아보는 기회였고, 삶을 선명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내 스스로 나를 상담해주는 태도로 삶을 살고 싶어졌고, 나를 들여다보는 습관을 가지려고 한다.